[한경ESG] 최강ESG팀 – LG생활건강 ESG팀
LG생활건강 ESG팀 위 왼쪽부터 이정화 파트장, 국혜진 대리, 장재혁 파트장, 황희선 파트장
아래 왼쪽부터 신원주 파트장, 성유진 팀장.사진 제공=LG생활건강
LG생활건강 ESG팀 위 왼쪽부터 이정화 파트장, 국혜진 대리, 장재혁 파트장, 황희선 파트장 아래 왼쪽부터 신원주 파트장, 성유진 팀장.사진 제공=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은 2005년 차석용 부회장 부임 이후 17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난해에도 매출 8조915억원, 영업이익 1조289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러한 거침없는 성장의 기반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자리한다.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환경을 고려하고 그것을 실제 제품과 브랜드로 표현해냈다. 미세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은 섬유유연제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업계를 선도하고 종이 패키지를 적용한 샴푸 바, 가루 치약 등 새로운 제품을 통해 소비자를 설득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4월 ESG 위원회를 설립했고, 이어 12월에는 기존 CSR팀을 ESG팀으로 개편했다. 그동안 추진해온 ESG 중심 경영이 더욱 체계적인 사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
록 하기 위해서다.

온실가스 감축 선제 대응

LG생활건강의 ESG 경영은 지난 2월에 선언한 ‘2050 탄소중립’ 목표로 구체화됐다. 향후 증설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분과 경제성장률을 고려한 과학적 분석 기법을 활용해 2050년까지 배출량을 예측하고 이에 따른 감축 계획을 수립해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성유진 LG생활건강 ESG팀장은 “아직 전국 사업장 중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아 배출권 거래제를 적용받는 곳은 없지만 향후 청주TP 증설 등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감축 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SG팀이 꼽은 LG생활건강의 강점은 비즈니스 활동 전반을 아우르는 체계적 ESG 운영 시스템이다. ESG팀은 4가지 전략을 토대로 ESG 경영을 실현한다. 영역별 ESG 체크리스트 관리 및 목표 설정, 제품생산 전 과정에 ESG 전략 포함, ESG 커뮤니케이션 강화와 성과 모니터링, 결과 지표 구체화 및 피드백이다. 이정화 ESG팀 파트장은 “업종에 충실한 ESG 경영 체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적극적 가치를 발굴하는 것이 ESG 가치 내재화 방식”이라며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 등 업종별로 다양한 리스크 시나리오를 만들고 대응 역량을 구축해 50년, 100년 지속 가능한 회사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SG 커뮤니케이션은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이다. 사내에서 ESG 경영에 대한 공감대는 조직별로 다르다. 또한 이미 잘하고 있는 활동을 객관적으로 수치화하거나 체계화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조직도 있다. 성 팀장은 “내재화를 위해서는 사내에 지속적으로 관련 이슈를 공유하고 교육하는 부분이 중요하다”며 “소통 확대와 인식 공유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망 ESG평가 확대

ESG 리스크 관리에서 글로벌 규범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LG생활건강은 유럽 화장품 유통업체 세포라로부터 인권 경영에 대한 공시 요구를 받았다. 인권 경영 추진전략 및 거버넌스, 실사 결과 등을 포함한 인권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어 어렵지 않게 대응이 가능했다.

LG생활건강이 비건·클린 뷰티 사업을 확대하는 것 역시 ESG 경영의 일환이다. 제품 개발부터 생산, 유통 전 과정에서 윤리적 방식을 따르는 클린 뷰티 시장은 고객의 안전·건강뿐 아니라 소비자의 선호와도 직결되는 문제가 됐다. LG생활건강은 MZ세대의 가치 및 윤리 소비 트렌드, 고객의 안전과 건강에 대한 관심 확대 등에 발맞춰 클린 뷰티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제품의 안전성, 환경에 무해한 지속 가능성, 유통과정의 윤리성 등을 중심으로 클린 뷰티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공급망 관리의 경우 국내 법규 기준에서 국제 수준으로 관리를 강화한다. LG생활건강은 그동안 수백 곳의 협력사와 동반성장의 일환으로 공급망 ESG 평가를 진행해왔다. 올해는 책임감 있는 산업 연합(RBA)의 행동규범 등 국제적 권고 수준과 국내 법규 기준을 포함해 노동·인권·환경·안전·보건 등 여러 부문에 대한 ESG 경영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온라인 진단 이후에는 협력사 대표 및 실무자를 대상으로 ESG 교육과정을 지원한다.

장재혁 ESG팀 파트장은 “협력사들은 국내 법적 기준 및 글로벌 기준에서 요구되는 ESG 경영 시스템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협력사 공급망 관리를 위해 협력사 구매처 등록 시 ESG 실천 서약을 강화하고 연내 협력사 탄소감축 기술 컨설팅 지원 등 잠재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다양한 동반성장 전략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13번째 발간을 앞둔 ESG 보고서는 탄소중립 경영 추진 과제 제시, ESG 평가 및 이해관계자 소통 확대, 지속가능성회계기준위원회(SASB)·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TCFD) 등 정보공개 강화 등을 주요 기획 방향으로 잡았다.

[인터뷰] 성유진 LG생활건강 ESG팀장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는 ESG 경영 내재화가 목표”
성유진 ESG 팀장.사진 제공=LG생활건강
성유진 ESG 팀장.사진 제공=LG생활건강
- ESG팀이 꼽는 LG생활건강의 베스트 프로젝트는.

“다양한 프로젝트가 있지만 지난 2월 ESG 위원회 승인을 통해 선포한 ‘2050 탄소중립 달성 선언’이 가장 의미 있다고 평가한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실행 가능한 84개 과제를 도출, 신재생에너지·온실가스 감축 기술 등에 약 2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2020년 대비 탄소배출량을 45% 감축하는 것이 목표다. 사회 공헌 활동에 대한 목표도 설정했다. ‘이슈 해결’과 ‘LG 강점’이라는 2가지 가치를 기반으로 UN 지속 가능 개발 목표(SDGs)를 연계하고 주요 이해관계자인 여성, 청년, 아동 등을 대상으로 사회적 이슈 해결을 지원할 계획이다.”

- 소비재 기업으로서 폐기물 처리도 큰 고민일 텐데.

“화장품·생활용품·음료를 만드는 소비재 1위 기업으로서 자원을 재활용하는 친환경 포장은 큰 어젠다 중 하나다. 소비자가 사용하는 모든 소비재에서 쓰레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크게 3가지 실천 과제가 있다. 첫째는 재활용 활성화를 위한 무라벨 음료 용기 개발, 둘째는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 셋째는 친환경 포장 소재 제품화다. 샴푸·보디 워시 등의 내용물을 리필 용기에 소분해 판매하는 ‘빌려쓰는 지구 리필 스테이션’ 매장도 운영한다. 친환경 포장 내재화를 위해서는 ‘그린제품 심의협의회’를 운영해 자체적 친환경성 평가지표 ‘그린패키징 가이드’에 따른 친환경 포장재 개발, 제품 적용을 확대 중이다.”

- 올해 ESG팀의 가장 큰 과제는.

“‘진정성’과 ‘내재화’를 위한 끊임없는 변화와 노력이 중심이다. 올 초 CEO가 ‘17년간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성장시킨 수익성 있는 성장(profitable growth)을 이뤄왔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기만족에 빠지거나 외부의 기대를 만족하기 위해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고 사내 구성원에게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ESG 경영에서도 호시우보(호랑이처럼 예리하게 사물을 보고 소같이 신중하게 행동한다)의 자세로 차근차근 우리만의 역량을 추구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한 기본이라고 본다. 모든 영역의 구성원이 참여하는 ESG 경영을 내실화, 내재화하는 것이 목표다.”

조수빈 기자 subin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