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각자도생"…밀접 접촉자 검사·확진자 동선 관리에 허점
오후부터 키트 물량 풀려도 수요 충당할 수 있을지 우려
1주일 맞는 재택치료 체계…"확진돼도 문자·전화도 안와"
정부가 오미크론 맞춤형 재택치료 관리체계로 전환한 지 1주일이 다 돼가지만 자가진단키트 검사와 투약 등 방역·치료에서 여전히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강서구 화곡동에 사는 이모(29) 씨는 남편이 8일 전 확진됐지만 보건소에서 문자메시지도 전화도 받지 못했다며, 자신을 포함한 남편의 밀접 접촉자들도 PCR 검사를 오랫동안 받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이씨는 "자가진단키트에서 음성이 나와 PCR 검사를 못 받게 돼서, 편법이지만 남편이 진단키트로 한 번 더 검사한 뒤 내 것이라고 하고 제출해 PCR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음성이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보건소 민원 게시판에 항의성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며 "겨우 보건소 관계자와 통화했는데 그 안에서도 보건소에서 PCR 검사한 사람, 외부 병원에서 검사한 사람, 재택치료 안내 문자 발송 등 담당자가 서로 달라 전화를 계속 넘겨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강서구 염창동에 사는 박모(29) 씨도 신속항원검사 키트로 검사한 후 양성이 나와 PCR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 중이다.

그는 "격리기간 사용할 물품은 미리 사뒀고, 음식도 인터넷으로 배달하면 되지만 약이 필요한 경우 나 같은 1인 가구는 따로 받을 방법이 없다"고 걱정을 내비쳤다.

수원 영통구의 이모(53) 씨도 작은딸과 남편이 확진돼 생활에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했다.

이씨는 "화장실을 쓰고 나면 소독약을 뿌리고 장갑을 낀다"며 "가장 불편한 점은 환자 매뉴얼은 있는데 같이 지내는 간병인에게는 없어서 자기 판단하에 외출해야 한다는 점이다.

혹시 내가 직장에 다시 나가게 되면 격리된 가족의 식사는 어떻게 해야 할지도 고민"이라고 말했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혼란스럽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마포 지역 맘카페인 '마이키'의 한 이용자는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지인이 비대면 진료로 약 처방이 가능하다고 알려줘서 약을 받았지만 보건소에서는 문자도 전화도 없다.

각자도생이구나 싶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이용자도 "지인이 빈집에서 재택치료 중인데 약을 사기 위해 당국에서 2시간 외출 허가를 받았다는 이야길 듣고 당황스럽더라. 확진자가 폭증하니 관리도 어려운가 싶다"고 우려했다.

이 밖에 관리 대상 문자메시지가 오발송되거나, 다른 사람에게 양성 판정을 통보했다가 취소하는 등 사례도 이따금 있어 혼란을 키우고 있다.

1주일 맞는 재택치료 체계…"확진돼도 문자·전화도 안와"
자가검사키트 품귀 현상도 여전하다.

이날부터 키트를 낱개 당 6천 원으로 판매하고 17일부터는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는 등 정부가 물량 확보에 나섰지만 아직 현장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초구의 한 약국 운영자는 "다른 약국과 달리 안정적인 수급처가 있어서 최근까지도 키트를 계속 판매해왔지만 이틀 전부터는 그마저도 끊겨 계속 품절"이라며 "정부에서 공동 분배를 한다고 했으니 시스템이 자리 잡으면 좀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앞 한 약국 관계자도 "약국당 50개씩 배분했는데 유연한 공급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는 역 앞이고 유동 인구가 많아 수요에 맞게 공급을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자가진단키트 관련 불법 행위를 단속하고 있으며 아직 공식적으로 적발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