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시작하면 최고 시속 161㎞까지 나올 것"
'첫 불펜피칭에 147㎞' 스탁 "배트 플립? 홈런 안 맞으면 되죠"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영입한 '파이어볼러' 로버트 스탁(33)이 2022년 첫 불펜피칭에서 최고 시속 147㎞의 직구를 던졌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 최고 시속 101마일(약 162.5㎞)을 찍었던 스탁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스탁은 8일 경기도 이천 베어스파크 불펜에서 공 31개를 던졌다.

70∼80%의 힘만 주고도 시속 140㎞대 후반을 찍었다.

불펜피칭 후 만난 스탁은 "2주 만에 마운드에서 공을 던졌다.

생각한 것보다 구위나 몸 상태가 좋았다"고 말했다.

스탁의 불펜피칭을 지켜본 정재훈 두산 투수코치는 "몸을 잘 만들어왔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투구였다.

변화구 구위와 제구도 좋아 보였다"며 "한 시즌 내내 건강을 유지한다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첫 불펜피칭에 147㎞' 스탁 "배트 플립? 홈런 안 맞으면 되죠"
두산은 올해 1월 스탁과 계약금 10만달러, 연봉 40만달러, 인센티브 20만달러 등 총액 70만달러에 계약했다.

처음으로 국외리그에서 뛰는 스탁은 빠르게 입국 일정을 잡았고, 두산이 스프링캠프를 연 2월 3일부터 팀 훈련을 했다.

스탁은 "훈련한 시간은 짧지만, 두산 동료 모두가 나를 환영해줬다.

농담도 던지면서 나를 편하게 해준다"며 "특히 베테랑 투수들과 친해지고 있다.

김강률 옆 로커를 쓰는 데 매우 친해졌다"고 뛰어난 적응력을 뽐냈다.

미국 국적의 스탁은 키 185㎝·몸무게 97㎏의 신체 조건을 지닌 우완 투수다.

2009년 미국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67순위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한 스탁은 2018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빅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스탁은 빅리그에서 55경기에 등판(선발 3경기)해 2승 4패 평균자책점 4.71을 올렸다.

마이너리그 개인 통산 성적은 230경기(선발 13경기) 23승 14패 평균자책점 3.73이다.

스탁의 장점은 구속이다.

스탁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55㎞다.

지난해 직구 최고 구속은 162㎞까지 나왔다.

스탁은 "직구는 내가 가진 최고의 무기"라며 "시즌 내내 내 직구 구위는 좋을 것이다.

정규시즌에는 시속 160∼161㎞까지 구속이 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가 내세우는 두 번째 무기는 슬라이더다.

스탁은 "메이저리그에서 던질 때, 직구 구사율보다 슬라이더 구사율이 높을 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첫 불펜피칭에 147㎞' 스탁 "배트 플립? 홈런 안 맞으면 되죠"
스탁은 '미국 야구 엘리트' 출신이다.

스탁은 만 12살 때 시속 130㎞의 공을 던졌고, 2002년에는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대만과의 경기에서 안타를 한 개도 내주지 않고 완투하는 '노히터' 경기를 했다.

미국 아마추어 야구 전문잡지 베이스볼아메리카는 2003년, 2004년, 2005년 연속해서 연령별 최고 선수로 스탁을 뽑았다.

그는 만 15세이던 2004년 역대 최연소로 미국 주니어 야구 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다.

고교 시절 투수와 포수로 맹활약한 스탁은 학업 능력도 뛰어났다.

스탁은 아구라 고등학교를 1년 조기졸업하고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에 입학하며 USC 역사상 최초로 조기 입학한 운동선수로 기록됐다.

USC에 입학한 뒤 한국사 수업을 듣기도 했다.

스탁은 "사실 한국사 수업을 들은 건, 다른 과목 수강 신청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은 뒤 "그래도 고구려를 기억한다.

지금은 한국어를 배우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첫 불펜피칭에 147㎞' 스탁 "배트 플립? 홈런 안 맞으면 되죠"
스탁은 포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포수로 뛰었고, 루키리그 올스타 포수로 선발되기도 했다.

2012년부터 스탁은 투수에 전념했고, 빅리그 데뷔도 투수로 했다.

스탁은 "나는 포수로 더 뛰고 싶었다.

투수 전향은 팀의 결정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투수로 사는 인생'도 즐기고 있다.

KBO리그를 향한 기대도 크다.

스탁은 "메이저리그 개막이 미뤄진 2020년 ESPN에서 KBO리그를 중계했다.

TV로 본 한국 야구의 열정적인 응원 문화를 기대한다"며 "실제 경기가 시작되면 미국과 한국 야구의 차이는 크지 않다.

나는 좋은 제구로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던지겠다"고 했다.

조금 다른 야구 문화도 기꺼이 받아들일 생각이다.

스탁은 "(미국에서는 낯선 문화) 배트 플립(타자가 홈런을 치고 배트를 던지는 동작)이 나와도 기분 나빠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타자를 압도하겠다는 의지는 드러냈다.

스탁은 "배트 플립을 보지 않으려면, 홈런을 맞지 않으면 된다"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