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높은 집값에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서울 거주자들이 경기, 인천으로 이동하고 있다. 업계는 집값이 안정화되기 전까진 이러한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서울에서 경기도와 인천으로 전입한 인구는 총 40만6975명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경기도로 전입한 인구는 36만2116명, 인천으로 전입한 인구는 4만4859명으로 조사됐다.

40만명이 서울을 떠나 경기도와 인천으로 전입한 원인으로는 서울의 높은 집값과 부족한 공급이 지목된다. 부동산R114의 가구당 평균매매가격을 살펴보면 2021년 기준 서울은 13억8003만원을 기록한 반면, 경기도는 6억6645만원, 인천은 5억1604만원을 기록했다. 두 지역 모두 서울 가구당 평균매매가격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턱없이 부족한 공급도 문제다. 최근 3년간(2019년~2021년) 서울에서 분양한 신규분양 단지는 총 7만8977가구인데, 2021년에는 8894가구만 분양됐다. 2020년 4만1906가구에 비해 3만3012가구가 줄었다.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경기와 인천은 분양 물량도 늘고 있다. 최근 3년간 경기도에서는 36만8575가구, 인천에서는 11만4129가구가 분양됐다. 지난해의 경우 경기도는 전년보다 1만3298가구 늘어난 13만6605가구가 분양됐고 인천도 1만4043가구 늘어난 4만5032가구가 공급됐다.

서울을 떠나려는 이들이 늘고 경기·인천의 공급물량도 늘면서 이들 지역의 신규 분양 아파트도 인기다. 지난해 11월 경기 광주시 초월읍에 분양한 ‘쌍용 더 플래티넘 광주’는 1순위 청약 모집 결과 29가구 모집에 2407명이 몰려 83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해당지역(경기도 광주시)과 기타지역(기타경기, 서울, 인천)을 나눠 받았는데, 기타지역에서 무려 1929명이 몰려 해당지역(478명) 보다 4배 더 많았다.

지난해 7월 경기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용인 고진역 D1블록’도 674가구 모집에 1만1364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6.86대 1을 기록했다. 이 단지도 기타지역(기타경기, 서울, 인천)에 해당지역(5343명)보다 많은 6021명이 몰렸다.

업계 전문가는 “서울의 높은 집값에 대출금리마저 오르면서 내 집 마련에 대한 부담이 높아져 상대적으로 시세가 저렴한 경기, 인천으로 수요자들이 눈을 돌리고 있다”며 “최근 대선후보들도 수도권 교통확충에 관한 공약들도 내세우고 있어 서울 접근성이 좋은 경기, 인천 지역 중심으로 탈서울화 현상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