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를 지나 만나는 참나…답은 내 안에 있었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일갈했다. “말할 수 없는 것엔 침묵하라고”. 언급할 수 없는 문제에 스님은 어렵게 입을 뗀다. 인간은 무엇을 위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대구에 있는 한국 불교대학 대관음사의 혜문 스님이 '답은 내 안에 있었다'(도서출판 공경원)를 출간했다.

혜문 스님은 대관음사 회주인 우학 스님의 수제자로 속세에서의 인연, 개인의 독특한 체험부터 수도(修道) 과정에서 마주하는 궁극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까지 책에 풀어놓았다.

마흔 살에 어렵게 얻은 아들이 서른세 살에 출가한 뒤에도 말없이 지원해준 어머니의 사랑, 죽음에 대한 고민 끝에 천주교인 ‘안셀모’를 떠나 출가승 혜문이 될 수밖에 없었던 고백도 담겼다.

스님은 여러 번의 임사체험과 호스피스 활동을 통해 ‘웰다잉’의 중요성을 체험했다. 동시에 ‘나’의 본바탕이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답을 찾기 위해 불가에 귀의한 뒤에는 끊임없이 도를 닦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과 마주해야 했다.

내 안의 나를 찾기 위한 수도의 과정에선 수많은 좌절과 번뇌가 오갔다. ‘10년 공부 도로아미타불~’이 될 뻔한 위기도 적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스님은 ‘반복, 반복이다’를 다짐했다. 반복을 통해 몰아(沒我)의 경지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처럼, 지극한 마음이 되면 나의 의식계가 몰아의 경지를 지나야 하늘, 불성, 신성을 느끼는 진짜 자아(眞我·참나)를 만나게 된다는 얘기다.

스님은 구도의 결과를 조심스럽게 내놓는다. 답은 내 안에 있었다고….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