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코로나에 지친 홍콩의 작은 숨구멍 M+ 뮤지엄
개관 두 달째로 접어든 홍콩 컨템포러리 비주얼 문화 전시장 'M+ 뮤지엄'이 코로나에 지친 홍콩인들에게 작은 숨구멍을 틔워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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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못지않은 엄격한 방역정책을 펼치는 홍콩에서는 외국 한번 나갔다 오면 14∼21일 호텔 혹은 정부 지정 시설에서 격리해야 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거나 의심 사례가 나오면 종종 건물이 통째로 봉쇄돼 집단검사가 진행됩니다.

코로나와 동시에 홍콩의 급속한 중국화까지 진행되면서 많은 이들이 몸과 마음의 피로와 고통을 호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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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와중에 지난해 11월 12일 개관한 M+ 뮤지엄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미술관 이상의 미술관'이라는 뜻으로 M+ 뮤지엄이라는 이름을 얻은 이 전시장은 홍콩이 세계 문화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으로 15년간 준비해 개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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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들어서면 중국 현대미술의 대표 주자들인 웨민쥔, 장샤오강, 왕광이의 작품들이 우선 눈길을 끕니다.

관련 각종 상품이 판매되고 이들의 그림을 활용한 대형 홍보 포스터도 걸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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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을 기념해 일부 선별한 작품을 1년간 무료로 관람할 수 있게 했는데, 몇 주 전 사전 예약을 해야만 입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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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가들의 작품도 눈에 띕니다.

단색화 거장 박서보의 '묘법 10-72호'와 하종현의 '접합 78-7'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곳에 관객들이 모여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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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꼽히는 세계적 조각가 앤터니 곰리가 제작한 대작 '아시안 필드'(2003) 전시관입니다.

입장하려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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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리가 2003년 중국 광둥의 작은 마을에서 주민 300명과 작업한 '아시안 필드'는 이색적인 장관을 이룹니다.

현지의 붉은색 황토를 이용해 만든 한 손에 잡히는 크기의, 두 눈이 있는, 서 있는 사람 형상의 작은 토우 약 20만 개가 전시장 바닥을 가득 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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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반도 소국 코소보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국제사회의 힘겨루기를 풍자한 작품, 홍콩의 지난 역사를 담아낸 각종 기록과 수집품, 중국 공산당의 역사를 담아낸 회화, 일본과 인도 등 아시아 지역 회화와 설치미술 등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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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뮤지엄은 개관 전시에서 중국 반체제 미술가 아이웨이웨이의 문제작이 빠져 검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에 발이 묶여 갈 곳 없는 작은 도시국가 홍콩 사람들에게 새롭게 개관한 이 전시장이 작게나마 '신선한 위로'가 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