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부인 허위경력 의혹 '전격 사과'…'대리 사과'에 당내 여진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대선 한복판에 돌출한 '가족 리스크'에 잇따라 고개를 숙였다.
하루 간격으로 공식 사과와 함께 몸을 낮추며 후폭풍 차단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그러나 각각 아들과 부인을 둘러싼 의혹은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는 채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양당 후보의 가족 신상 논란이 계속 이어지면서 20대 대선이 '비호감 대선'은 물론 '사과 대선'의 오명도 쓰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지난 16일 조선일보의 보도로 장남 동호씨의 불법도박 의혹이 불거지자 즉각 사실을 인정하고 머리를 숙였다.
보도 4시간 만에 입장문을 내고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한 데 이어 오전 공개석상에서도 "국민 여러분께 매우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드리고, 깊이 사죄드린다"며 거듭 자세를 낮췄다.
이어 인터넷 언론과의 합동 인터뷰에서는 "형사 처벌 사유가 된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고 당연히 책임질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오후에는 동호씨 본인도 실명으로 입장문을 냈다.
그는 "당사자로서 모든 일에 대해 책임지고 속죄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 속전속결식 사과에 나선 것은 논란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그러나 아들을 둘러싼 논란은 성매매 의혹으로까지 뻗어나가고 있다.
이 후보는 17일 오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들의 성매매 의혹과 관련, "저도 확인해봤는데 성매매 사실은 없었다고 한다.
본인이 맹세코 아니라고 하니 부모 된 입장에서는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식 사과를 뜸 들이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이날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의혹에 깜짝 사과를 하며 고개를 숙였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예고 없이 여의도 당사 기자실을 찾아 "제 아내와 관련된 논란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지난 14일 YTN이 김 씨 관련 의혹을 제기한 지 사흘만, 지난 15일 김 씨가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사과 의향이 있다'고 밝힌 지 이틀만이었다.
앞서 김씨가 처음 사과 의향을 언급한 뒤 당 안팎에서는 향후 대응법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논란을 온전히 매듭지으려면 당사자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의견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 등 송사로 공개활동을 삼가온 김씨가 갑작스레 대중에 노출되는 데 대한 우려가 공존했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도 서서히 커졌고 결국 윤 후보의 '대리 사과'로 귀결됐다.
다 함께 사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에선 윤 후보의 사과를 놓고 내부 평가가 엇갈리기도 했다.
"김씨의 입장이 충분히 갈음됐다"는 의견과 "소명되지 않은 범죄 의혹에 후보가 머리를 숙여야 하냐"는 목소리가 함께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윤 후보 측은 "원래 하루 이틀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었다"며 "윤 후보의 이날 사과 발언은 급조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여야는 상대 후보의 사과 발언을 두고 진정성이 결여된 '영혼 없는 사과'라며 서로 삿대질했다.
민주당 선대위 강선우 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에서 "윤 후보가 또다시 국민을 우롱했다"며 "윤 후보의 사과를 사과로 받아들일 국민은 없다.
반성이 없는 '억지 사과'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선대위 원일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후보의 사과는 '조건반사적 사과'에 불과하다.
국민을 바보 취급하지 말라"며 "이 후보는 선택적 사과의 테크닉을 보여주며 아들의 불법행위 의혹의 뒤처리를 민주당에 하명했다"고 비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