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연기 자욱"…4시간여만에 불길 거의 잡히고 갇혔던 이들 모두 구조
홍콩 40층 건물 화재로 1천200여명 대피…"최소 13명 부상"(종합2보)
홍콩의 40층짜리 고층건물에서 15일 화재가 발생해 1천260여명이 대피하고 최소 13명이 부상했다고 홍콩 매체들이 보도했다.

이날 오후 12시37분(현지시간) 홍콩 번화가 코즈웨이베이의 세계무역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으며, 30분 만에 화재 등급 3이 발령됐다.

홍콩의 화재 등급은 1∼5로 분류되며 5가 최고 심각한 수준이다.

세계무역센터는 사무실과 쇼핑몰이 입점해 있다.

홍콩 성도일보는 오후 4시30분께 화재가 거의 진압됐으며, 건물 내 갇혔던 사람들이 모두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홍콩 명보는 최소 13명이 부상하거나 몸의 이상을 호소하며 병원에 실려갔고, 그중 60대 여성 1명은 반 의식불명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부상자들은 연기를 심하게 들이마셨다고 설명했다.

공영방송 RTHK는 건물 옥상에서 몇시간 동안 구조를 기다리던 이들도 안전하게 구출됐다고 전했다.

12층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한 여성은 불이 나자 5층 야외 공간으로 대피했으며, 소방관의 도움으로 구조됐다고 RTHK에 밝혔다.

그는 "계단으로 대피하려다 연기가 너무 심해 다시 식당을 돌아왔다"며 "일부는 그냥 그 자리에 머물러 기다리자고 했으나 우리는 다시 5층 야외 공간으로 피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야외 공간에 모인 이들은 침착하게 구조를 기다렸고, 얼마 후 소방관들이 사다리를 이용해 사람들을 구출했다고 부연했다.

이 건물에서 일하는 한 근로자는 점심을 먹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을 때 많은 연기와 맞딱뜨렸다고 말했다.

홍콩 경찰은 초기 조사 결과 저층 쇼핑몰 구역의 전기 스위치에서 발화가 시작했고 이후 건물을 감싸고 있던 대나무 비계로 불이 번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연기가 쇼핑센터 안과 건물 뒤편 계단으로 유입됐다.

해당 건물은 수개월 전부터 지하주차장을 포함해 대규모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이에 건물 외부가 비계로 에워싸여 있다.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저층부 매장들은 모두 비워져 있었고, 6∼13층의 식당들과 14∼38층의 사무실만 운영 중이었다.

또다른 여성은 RTHK에 "처음에 뭔가 타는 냄새가 나서 관리실에 전화했는데 대피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러나 이후 동료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보려고 아래로 내려갔다가 짙은 연기가 가득한 것을 본 후 우리는 비상계단을 통해 대피했다"고 말했다.

홍콩 40층 건물 화재로 1천200여명 대피…"최소 13명 부상"(종합2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