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도 NFT 시장 뛰어들었다…패션 NFT 기업 인수
세계 1위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패션 NFT(대체불가능토큰) 스타트업 RTFKT를 인수했다. 글로벌 대기업이 NFT 기업을 인수한 건 처음이다. 나이키의 참전으로 NFT 시장 성장세가 더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나이키는 13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RTFKT 인수 사실을 밝혔다. 존 도나호 나이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인수는 나이키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고 스포츠, 창의성, 게임 및 문화의 교차점에서 운동 선수와 창작자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도약"이라고 말했다. 그는 "RTFKT는 매우 재능 있는 창작자 집단"이라며 "앞으로 RTFKT 브랜드의 성장을 지원하고 나이키의 디지털 발자국을 확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RTFKT는 설립된 지 2년이 안 된 어린 기업이지만 패션 NFT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기업은 다양한 디자이너·아티스트와 손잡고 디지털 신발 NFT를 만든다. 올 2월 디지털 아티스프 푸오셔스와 함께 만든 600종의 가상 스니커즈 NFT는 판매 7분 만에 완판돼 310억 달러 수익을 냈다.

이후 선보인 프로젝트도 줄줄이 흥행에 성공했다. 올 10월 패션 디자이너 제프 스테이플과 협업으로 만든 가상 신발 NFT는 현재까지 누적 거래액이 1200만 달러에 이른다. 이달 일본 예술가 무라카미 다카시와 함께 선보인 아바타 NFT '클론X'도 출시 즉시 완판됐다. 나이키의 RTFKT 인수 이후엔 인기가 더 올라 현재 세계 최대 NFT 거래소인 오픈시에서 전체 NFT 프로젝트 중 거래액 1위를 기록하고 있다.

RTFKT는 가상 신발을 증강현실(AR) 기술로 '가상 피팅'할 수 있는 기술도 갖추고 있다. 소비자가 가상 신발을 구매한 뒤 자신의 발을 스마트폰으로 비추면 가상 신발을 착용한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RTFKT의 NFT는 '슈테크(운동화+재테크)'로서의 가치는 물론 디지털 세계에서의 경험성이란 가치도 갖춘 셈이다. 고객의 디지털 경험을 확장시키는 데 주력해온 나이키가 RTFKT를 선택한 이유가 여기 있다. 나이키는 올 10월 메타버스용 신발·의류 특허권을 출원하며 메타패션·NFT 시장 진출을 예고한 바 있다.

향후 나이키는 RTFKT와 함께 자사의 인기 운동화를 디지털화시켜 NFT로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나이키의 실물 운동화는 지금도 슈테크 수단으로 많이 쓰이고 있어 가상 운동화 NFT 역시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NFT업계에선 인기 NFT 프로젝트 '보어드에이프요트클럽'의 행보도 눈길을 끌었다. 보어드에이프요트클럽은 만화 일러스트 같은 '콜렉터블' NFT 시장의 강자다. 다양한 원숭이 일러스트를 NFT로 만들어 판다. 올 들어 세계 NFT 프로젝트 중 거래액 '톱5'를 꾸준히 유지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보어드에이프요트클럽은 이날 메타버스 기업 애니모카브랜즈와 손잡고 '플레이투언(놀면서 돈 버는)' 게임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보어드에이프요트클럽의 발표가 주목되는 이유는 콜렉터블 NFT의 강자가 NFT 게임까지 진출하겠다는 선언이기 때문이다. 게임은 NFT 업계에서 가장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 받는 분야다. 올 들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NFT 게임 '액시 인피티니'의 성공이 이를 잘 보여준다.

보어드에이프요트클럽은 이미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다수 확보했기 때문에 원숭이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게임을 만들면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어드에이프요트클럽은 내년 2분기에 NFT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서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