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국내 인스턴트 커피 시장엔 커피믹스뿐이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설탕과 프림이 함께 들어있는 달달한 커피를 인스턴트 커피로 인식했다. 물에 쉽게 녹으면서도 원두의 맛과 향을 그대로 즐길 수 있는 ‘인스턴트 원두커피’는 생소했다. 동서식품은 새로운 제품을 알리기 위해 체험형 마케팅이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팝업 스토어 캠페인을 벌였다.

제품 출시 직후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란 콘셉트의 카누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과 부산 중구 광복로에 선보인 카누 팝업 스토어는 책상 위 카페란 독특한 느낌으로 꾸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카누의 인지도를 단기간에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8년엔 신제품 ‘카누 시그니처’ 출시를 기념해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팝업 스토어 ‘갤러리 카누 시그니처’를 열었다. 정정엽, 박영진, 김기철 등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 8명과 협업해 3층 규모의 공간에 총 10종의 예술작품을 전시했다. 작품의 주제는 빛과 태양, 씨앗, 나무 등 최상의 원두를 만드는 대자연의 요소들이었다.

갤러리 카누 시그니처도 체험형으로 꾸몄다. 관람객들은 카누 시그니처를 무료로 시음해보고, 조형물과 설치미술을 오감으로 체험했다. 누구나 자유롭게 작품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소셜미디어에 올릴 수 있도록 했다. 갤러리 카누 시그니처엔 약 3개월간 총 5만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2019년 7월 여름 바캉스 시즌엔 강원도 양양 서피 비치에 팝업 카페 ‘카누 비치카페’를 마련했다. 카누 아이스를 무료로 맛볼 수 있는 커피 바를 비롯해 포토존 등으로 꾸민 이곳엔 한 달간 5만1000여 명이 방문했다.

동서식품은 카누 시음에 사용되는 종이컵을 반납하는 소비자에게 카누 비치카페의 선베드와 해먹, 빈백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환경 보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 한남동 맥심플랜트 지하 2층에 마련한 ‘카누 스위트 카페’도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한 공간으로 2030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카페 속 미니 카페’ 콘셉트의 매장은 대형 티라미수 케이크 모형과 핑크뮬리 포토월, 우유거품을 연상시키는 구름 조형물 등 카누 라떼와 관련한 다양한 설치물로 꾸몄다. 이곳에서 취향에 따라 티라미수 라떼, 바닐라 라떼, 디카페인 라떼 등을 선택해 맛볼 수 있도록 했다.

동서식품의 카누 팝업 스토어 마케팅은 국내 브랜드 최초로 ‘2013 아시아 마케팅 효율성 페스티벌(FAME)’에서 은상과 동상을 받았다. ‘2014 아시아 태평양 에피 어워드(Effie award)’에서는 금상을 수상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