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발언' 尹과 차별화 시도…주말 2박3일 광주·전남 방문
이재명, '전두환 사망' 국면서 선명성 부각…호남 세몰이 채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3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망을 계기로 선명성을 부각하며 현 여권의 최대 표밭인 호남권 세몰이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전 전 대통령의 사망에 대해 "대통령 예우를 박탈당했으니 전두환 씨라고 하는 게 맞겠다"면서 "전두환 씨는 명백하게 확인된 것처럼 내란 학살 사건의 주범이다.

최하 수백 명의 사람을 살상했다"고 규정했다.

이 후보는 조문 계획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애초 조문 의사를 내비쳤다가 철회했고, 민주당 역시 호칭·조문 계획 등 입장에 다소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이 후보는 애초부터 단호한 입장을 유지했다.

지난달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는 분들이 많다"는 옹호성 발언으로 잔뜩 곤욕을 치른 윤 후보와 차별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때마침 이 후보가 이번 주말 2박 3일 일정의 광주·전남 지역 방문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선명성 부각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지역순회 세 번째 일정인 이번 광주·전남 방문에서 이 후보는 광주선대위 출범 등을 통해 지역 세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이 지역은 민주당의 심장부이자 '집토끼'의 본거지로 역대 대선 때마다 민주당 계열 후보에게 몰표를 보내줬지만, 아직은 경선 후폭풍 등 여파로 지지세가 무르익지 않다는 것이 이 후보 측의 판단이다.

지난 5일 여야 대진표 완성 이후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이 후보가 호남에서 윤 후보를 앞서긴 하지만, 예전 같은 전폭적 지지의 단계까지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의 아내 김혜경 씨는 남편보다 앞서 이 지역을 찾아 사전 정지작업에 나선다.

김 씨는 이날 광주 소화자매원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를 기리는 연례행사에 참석했으며, 24일에는 여수 특성화고 재학 중 현장실습을 하다 숨진 홍정운 군의 49재 추모식에 자리한다.

이 후보는 오전에는 국가 재정과 지방, 민간 재원 등 총 135조원 규모의 '디지털 전환 투자'를 통해 2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했다.

당선 후 5년간 관련 인프라 투자와 디지털 전환·창업 지원 등에 국비 85조원, 지방비 20조원, 민간 투자 참여 30조원을 끌어내겠다는 구상으로, 이 후보가 선대위 출범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정식으로 공약 발표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후보는 최대 현안인 선대위 쇄신에 대해서는 일단 수많은 '공동' 직함을 통폐합해 책임·권한을 명료하게 하고 외부 인사를 영입해 '올드한' 이미지를 일신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이번 주 내 마무리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관건인 외부 인사 영입이 여의치 않다는 게 여전히 걸림돌이다.

소속 의원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소문하고 있지만 애초 목표한 젊고 신선한 인물이 쉽게 물색되지 않는 상황으로, 일단 외부 인사의 공간을 비워놓은 채 '개문발차'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