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이웨어 브랜드인 젠틀몬스터는 독특한 조형물과 파격적인 공간 디자인으로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중국 SKP 베이징점의 젠틀몬스터 매장 모습.   젠틀몬스터 제공
국내 아이웨어 브랜드인 젠틀몬스터는 독특한 조형물과 파격적인 공간 디자인으로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중국 SKP 베이징점의 젠틀몬스터 매장 모습. 젠틀몬스터 제공
국내 아이웨어(안경, 선글라스) 패션브랜드인 젠틀몬스터가 글로벌 명품들의 최대 경연장인 중국 SKP 청두점 명품관 공간 설계를 맡는다. 지난해 초 연매출 3조5000억원 규모의 SKP 베이징점 공간 디자인을 따낸 데 이어 두 번째다. 글로벌 백화점의 명품관 디자인을 한국 기업이 연이어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콘텐츠에 이어 형식과 틀에 구애받지 않는 K스타일이 해외에서 주목받은 사례로 평가된다.

젠틀몬스터를 운영하는 II컴바인드의 김한국 대표는 31일 “명품 최대 구매자인 중국 부자들이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못 가면서 중국이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의 치열한 경연 무대가 됐다”며 “중국을 발판 삼아 공간 설계와 아이웨어 분야에서 세계 1위가 되겠다”고 말했다.

2011년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젠틀몬스터는 연매출 3000억원(지난해 2096억원) 규모의 글로벌 스타일 업체로 떠올랐다. 중국 미국 싱가포르 영국 대만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 등 7개국에 진출, 해외에서 전체 매출의 75%를 벌어들인다.

사업 초기부터 틀을 깬 파격을 앞세운 공간 디자인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전략이 맞아떨어졌다. 3300~9900㎡의 실내 공간을 누구도 따라 하지 못할 디자인으로 설계하는 역량으로 해외에서 호평받았다. 첫 해외 진출 지역으로 2016년 미국 뉴욕, 중국 베이징을 택한 것도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힘입어 2017년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에서 6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중국에서 젠틀몬스터의 위상은 ‘대형 백화점, 쇼핑몰을 골라서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이다. 젠틀몬스터가 연이어 공간 설계를 맡은 SKP는 중국 최대 유통사인 화롄그룹의 자회사다. 김 대표는 “압도적인 공간디자인으로 사람들의 인식을 사로잡겠다는 경영철학이 해외에서 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동휘/배정철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