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재학생들은 학교 측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에도 불구하고 대면 수업을 모든 단과대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의 대면활동 확대 방안 발표에 다른 일부 대학들도 점진적으로 대면 수업 확대를 추진하는 모습이다.서울대는 다음달 18일부터 본격적인 대면 수업에 나선다. 대면 수업의 범위를 기존 실험 실습, 실기 등 일부 수업에서 이론 수업으로 확대하고, 방역수칙을 고려해 1·2단계에서는 강의실 좌석을 한 칸씩, 3·4단계에서는 두 칸씩 띄어 앉는다.재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최근 서울대 학생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는 '확진자가 3000명 넘었는데 대면강행 맞음?'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재학생들은 이 글에서 서울대의 대면 수업 확대 방침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대면 수업 확대에 찬성하는 학생들은 "40대 이하 중증, 치명율이 독감보다 못하다. 아무 상관 없다", "대학교만 비대면 할 명분이 있나 싶다"는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반면 반대하는 학생들은 "대면을 하려면 아예 마스크도 벗고 해야 한다. 교수님들 안그래도 숨 쉬기 힘든데 마스크 쓰고 수업 못하실텐데", "학생들 코로나 걸리면 어쩌려고 대면을 하자는건지. 누가 책임 질건가"라며 대면수업 확대에 우려를 표했다.한편 서울대 외에도 점진적으로 대면 수업을 확대하겠다는 대학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순천대학교는 다음달 5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연동해 대면 수업을 확대 운영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는 수강인원 40명 이하 교과목, 2~3단계는 30명 이하 교과목에 대면 수업을 실시하며 4단계는 전면 비대면으로 전환한다.성균관대학교도 다음달 5일부터 실험‧실습‧실기, 10명 이하의 소규모 수업을 대상으로 대면 수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수강생이 많은 이론수업은 대면 수업 참가인원을 10명 이하로 유지하는 조건에서 온‧오프라인 혼합수업을 진행한다.앞서 교육부는 전국민 70% 백신 1차 접종 완료를 기점으로 단계적 대면활동을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1차 접종이 완료된 뒤에는 대면 수업을 실험·실습·실기와 소규모 수업 위주에서 전반적인 학내 대면활동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1982년에 태어난 김지영(정유미 분)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홍보회사에 다녔다. 정대현(공유 분)과 만나 결혼해 딸 아영을 낳은 뒤에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육아와 살림을 전담하게 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지영은 가끔 다른 사람으로 돌변한다. 명절날 시댁에서 시어머니를 ‘사부인’이라고 부르는 친정엄마가 됐다가, 한밤에 맥주캔을 따며 ‘지영이한테 잘하라’는 대현의 결혼 전 애인이 된다.2019년 개봉한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2016년 조남주 작가가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 고(故) 노회찬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원작 도서를 선물하고,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이 읽었다고 밝히면서 주목을 모았다. 해외에서도 반응이 뜨거웠다. 특히 일본에선 3일 만에 아마존재팬 아시아문학 부문 1위에 올라 일본 내 ‘K문학’ 열풍을 이끌었다. 영화는 책의 인기를 업고 37개국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상영 앞뒤로 페미니즘(여권강화론)을 놓고 남녀간 평점 대결이 벌어지는 등 젠더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베이비시터 월급 주고 나면 남는 거 없어”“왜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나 몰라.” “영호 구구단 가르치려고.”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서 지영은 다른 엄마들과 만난다. 그 자리에는 서울대 공대 출신으로 수학 문제를 풀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영호 엄마가 있다. ‘아이 책 읽어주려고 연기를 전공했다’고 너스레를 떠는 보람 엄마도 있다. 모두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고학력 여성들이다.이들의 노동시장 참여와 이탈은 임금이론의 ‘유보임금(reservation wage)’으로 설명될 수 있다. 유보임금이란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이 여가 시간에 X원의 가치를 부여할 때 시간당 임금이 X원보다 크지 않으면 노동을 유보한다는 개념이다. 여가 1시간에 부여하는 주관적인 가치인 것이다. 가령 월급을 300만원 받는다면 일하지만 200만원을 받는다면 하지 않는다. 하지만 250만원을 주면 둘 사이에 어떤 쪽이든 무차별하다. 이때 250만원이 유보임금이다.지영과 같이 자녀가 있는 기혼여성의 경우 여가 시간은 육아, 가정 내 돌봄 시간으로 치환할 수 있다. <그래프1>을 보면 최적 균형점인 C점에서 여성이 경제활동에 참여한다. 이 경우 OA만큼 돌봄노동을 하고, AB만큼 시장노동을 하게 된다. 기혼 여성은 대신 자녀를 돌봐줄 사람이나 기관에 양육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이 비용을 뺀 나머지가 ‘순 시장임금’이 되는데, 이 때문에 유보임금이 높아져 자신의 모든 시간을 돌봄노동에 쏟게 된다. <그래프2>에서의 최적 균형점 D의 상태다.지영이 옛 상사와 다시 일하고자 나섰다가 도로 주저앉게 된 이유도 높은 유보임금에 있다. 자신이 일하는 시간에 아이를 돌봐줄 베이비시터가 구해지지 않는 데다 버는 돈보다 돌봄을 외주화하는 데 드는 돈이 더 커서다. 그래도 일을 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옛 동료의 말에 지영은 “말처럼 쉬워?… 내가 나가서 오빠만큼 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번 돈 아영이 어린이집이랑 시터 월급 주고 나면 모자랄 수도 있어”라고 털어놓는다. ‘육아빠’가 만드는 워킹맘베이비시터가 구해지지 않자 배려심 깊은 착한 남편인 대현은 육아휴직을 결심하게 된다. 시어머니가 극구 반대하는 모습이 나오지만, 결국 영화의 결말 장면에서 대현은 딸을 어린이집에서 하원시키는 모습을 보이며 육아휴직을 한 것으로 묘사된다.대현의 육아휴직 결정은 쉽진 않았다. 승진에서 밀리고, 돌아와도 책상이 빠져있을 것을 걱정하는 다른 남자 동료를 착잡하게 바라보는 대현이 그려지기도 한다. 영화가 ‘극현실주의’라고 평가받는 부분이기도 하다. 실제로 개인 연차도 사용하기 어려운 마당에 장기 휴직은 언감생심이라는 얘기는 직장인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 비일비재하게 나온다.그러나 대현의 육아휴직은 지영에게도, 국가에도 바람직한 선택이다. 1974년부터 남녀 모두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한 스웨덴은 성평등 사회 분위기를 바탕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였다. 일방적인 육아 부담이 줄어드니 출산율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됐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98명(2018년 기준)인 것에 비해 스웨덴의 합계출산율은 1.85명(2017년 기준)이다.스웨덴에서는 이렇게 육아에 참여하는 아빠들을 ‘라테파파’라고 부르고 있다. 한 손엔 카페라테를 들고, 다른 손으로는 유모차를 끈다고 해서다. 한국에서도 남성 육아휴직을 독려하는 분위기가 점차 확산하면서 라테파파의 한국식 신조어인 ‘육아빠(육아하는 아빠)’라는 단어가 나오기도 했다.김남영 한국경제신문 기자 NIE 포인트① 로블록스 등 재미있는 놀이를 하는 대신 알바를 하겠다고 할 때 나의 유보임금은 얼마나 될까.②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높이기 위해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③ 페미니즘 등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빚어지고 있는 젠더 갈등을 해결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서울대학교 대학원생이 가짜 출입증을 만들어 여학생 기숙사에 침입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관악경찰서는 서울대 여학생 기숙사에 무단침입한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조사하고 있다.피해자는 전날 오후 2시경 기숙사에 들어갔다가 방 안 화장실에서 한 남성이 튀어나와 소스라치게 놀랐다. 남성은 평소 알고 지내던 대학원생 A 씨였다. 현장에서 도주한 A 씨는 피해자에게 경찰에 알리지 말라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피해자는 사건 발생 약 6시간 후 경찰에 A씨를 신고했다.서울대 관계자에 따르면 A 씨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한 카드 복사기로 기숙사 출입증을 복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는 학교 차원의 징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가 여자 기숙사에 무단침입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