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 인근 휴양시설이 러시아군의 로켓 공격으로 폐허가 돼있다.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최소 6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 인근 휴양시설이 러시아군의 로켓 공격으로 폐허가 돼있다.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최소 6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를 둘러싼 전황이 악화되고 있다. 러시아는 대규모 지상전과 공습을 감행했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정유 시설을 공격하며 반격에 나섰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하르키우 인근 휴양지에서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6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27명이 다쳤다. 현재 러시아군 선봉 부대는 하르키우 인근 10~12㎞ 지점까지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러시아 포병이 하르키우 시내를 직접 포격할 수 있을 정도의 가까운 거리다. 실제 하르키우주(州) 군사행정부는 “러시아군이 하루 200~400여차례의 포격을 퍼붓고 있다”며 “러시아군의 추가 공세에 대한 방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하르키우 점령 계획은 없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말이 무색하게 진군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하르키우 방면 진군 일주일 만에 278㎢ 면적의 우크라이나 영토를 점령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17일 중국 국빈방문 중 “하르키우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접경지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며 “우크라이나 동부에 ‘완충지대’를 조성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이다.

우크라이나는 공중에서 반격에 나섰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6대의 우크라이나 무인 드론은 남부 슬라빈스크의 정유시설을 공격했다. 해당 정유 시설은 점검을 위해 가동을 중단한 상태로 언제 가동을 재개할 수 있을 지는 미정이다. 해당 시설은 연간 400만t, 하루 약 8만 배럴의 원유를 처리하는 시설로 알려져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3~4월에도 해당 시설을 드론 공격 타깃으로 삼았다.

러시아 정유 시설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은 올해 들어 크게 늘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1월부터 드론으로 러시아 브랸스크, 볼고그라드, 벨고로드, 랴잔 등 남서부 지역의 정유 시설을 타격해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우리 에너지 시스템을 보호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공격한다면 우리도 그들이 기름, 전기 없이 사는 법을 배우도록 만드는 게 공평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황이 악화되며 서방 국가들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 시설 공격은 세계 유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해왔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 8일 상원 청문회에서 “이러한 공격은 세계 에너지 상황에 연쇄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현재의 싸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술적, 작전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무기 지원은 계속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지난 1일 이달부터 유럽 국가들이 제공한 F-16 전투기가 우크라이나에 도착한다고 밝혔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