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기자회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2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연합뉴스
긴급 기자회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2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경기지사직을 유지한 채 국회 국정감사를 받기로 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에서 사실상 경선 불복 입장을 보이고 있는 데다 야당의 대장동 의혹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국감 출석’이란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자신에 대한 비판과 검증을 모두 정치공세로 일관하고 있다”며 국감에서 총공세를 벼르고 있다.

李 “지사로서 최대한 책임”

이 후보는 1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계획대로 경기도 국감을 정상적으로 수감하겠다”며 “경기지사로서의 할 수 있는 범위까지 최대한 책임을 다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당초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후보가 경기도 국감이 열리기 전인 이번주께 지사직을 내려놓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경기도는 18일과 20일 각각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이 예정돼 있다. 송영길 대표는 전날 “하루속히 경기지사직을 정리하고, 빠르게 예비후보로 등록해서 본격적으로 대통령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고 건의를 드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후보가 지사직 유지로 전격 선회한 것은 이 후보가 없는 국감에서 대장동 비리 의혹이 확대 재생산될 경우 본선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0일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 이 후보는 28.30%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대장동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하면서 이 지사를 향한 여론이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감에 직접 출석해 대(對)국민 설득 기회를 얻겠다는 포석으로도 풀이됐다. 이 후보는 이날도 대장동 개발이 성공 사례라는 기존 주장을 거듭했다.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과 화천대유 게이트 관련으로 정치 공세가 예상된다”면서도 “오히려 대장동 개발 사업의 구체적 내용과 행정 성과를 설명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야당의 요구대로 민간 개발을 허용해줬다면 토건세력과 민간사업자들에게 (이익이) 다 갔을 것”이라며 “국민의힘과 보수 언론에서 100% 공공환수를 했어야 한다는 주장은 적반하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캠프는 해단

이 후보 측 경선 캠프인 열린캠프는 이날 공식 해단했다. 이 전 대표 측이 경선 결과에 불복하는 상황에서 본선 준비 체제로 돌입을 통한 ‘쐐기 박기’란 해석이 나왔다. 다만 캠프 측은 당초 예정된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열린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당으로 돌아가 민주당 원팀 기조를 지켜내는 데 헌신하겠다”며 “경선 과정에서의 사소한 차이를 딛고 승리의 열망으로 하나 되는 민주당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이 전 대표 측을 의식한 듯 “우리의 분열이 국민의힘 승리의 공식이 되지 않도록 단결의 촉매제가 되겠다”며 “기득권의 나라, 부패와 국정농단의 나라로 대한민국이 후퇴하지 않도록 가장 낮은 자세로 원팀 민주당을 만들겠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선대위 공식 구성 때까지 활동할 후보 비서실장에 박홍근 민주당 의원을 임명했다. 대변인에는 박찬대 의원, 수행 비서실장에는 김남국 의원을 선임했다.

野 “개선장군 행세 말라”

국민의힘은 “병역을 기피하려던 입영대상자가 징집을 피할 수 없어 입대하면서 개선장군 행세를 하는 격”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현란한 말기술로 국감장에서 버텨보겠다는 건데 그러다가 국민들에게 또 혼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 후보가 예전부터 본인에 대한 의혹 사항이 있으면 그냥 관계없는 이야기를 하고, 그걸로 해명됐다고 했다”며 “지금까지 성남시장 선거나 경기지사 선거에서는 검증이 잘 안 돼서 넘어갔지만, 지금부터는 국민들이 해명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가만히 있는 저에게 봉고파직한다고 하지 않나. 말의 향연일 뿐이지 제대로 해명된 게 없다”고 지적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자신을 둘러싼 국민적 의혹 앞에 송구함은 없었다”며 “도지사이자 집권여당 대선 후보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겸허함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특검 관철을 위해 투쟁을 이어가는 한편 경기도 국감에서 대장동 게이트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 지사에 대한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의 공격도 이어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며 “이 지사는 본인이 (천화동인1호 실소유주인) ‘그분’임을 고백하고 당당하게 특검 수사를 자청해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무죄 판결과 관련, ‘재판 거래’ 혐의(공직자윤리법 위반 등)로 권순일 전 대법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을 비롯한 5명에 대해서는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조미현/전범진/성상훈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