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9시까지 2천133명, 동시간대 최다…내일 '최다 확진자' 예상
"델타 변이 확산-방역수칙 완화-휴가철-이동량 증가 등 복합적 작용 결과"
"2차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신속한 접종 완료 강조
4차 대유행 전방위 재확산 비상…전문가들 "하루 3천명 넘을수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추석 연휴 뒤 첫날인 23일 하루에만 2천명 넘는 확진자가 쏟아졌다.

중간집계이긴 하지만 확진자 규모로만 보면 폭증세다.

이날 오후 9시 현재까지 전국에서 2천13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보다 530명 많은 것이자 동시간대 기준 최다 기록이다.

직전 최다인 지난달 10일의 2천21명보다 112명 많다.

자정까지 더 나올 추가 감염자를 고려하면 24일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는 2천200∼2천300명대, 많으면 그 이상에 달할 수도 있다.

2천221명(8월 11일 0시 기준)을 넘으면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 기록이 된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최근 하루 확진자가 1천500명∼2천명대를 오가는 상황에서 추석 연휴 대규모 인구 이동의 여파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유행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특히 전파력이 훨씬 강한 인도 유래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가 최근 유행을 주도하고 있어 확산세를 차단하는 게 쉽지 않다면서도 각종 방역 대책을 동원해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확진자 수를 억제·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아울러 단계적 일상 회복,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 논의를 위해서는 접종률을 서둘러 끌어올리는 동시에 방역 전환에 따른 의료 대응 체계도 재정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음은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등 전문가 3인의 상황 진단과 제언을 정리한 것이다.

4차 대유행 전방위 재확산 비상…전문가들 "하루 3천명 넘을수도"
◇ 엄중식 교수 "지역사회 내 광범위한 전파…확진자 3천명 넘을 수도
명절 전부터 다양한 곳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었다.

한 곳에서 다수 확진자가 나오는 것도 문제지만, 지역사회의 다양한 고리에서 확진자가 나온다는 것은 이미 광범위하게 전파됐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흩어졌다가 모이는 식의 이동이 늘면 확진자가 늘 수밖에 없다.

짧은 기간에 하루 확진자가 3천명이 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확진자가 3천명을 넘느냐, 안 넘느냐도 중요하겠지만 앞으로 2천∼3천명 규모에서 오르락내리락하게 될까 걱정인데 그럴 가능성이 높다.

기본적으로 델타 변이가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정부와 방역당국은 지금이라도 상황을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

단계적 일상 회복은 결국 방역 수준을 완화하는 것인데 방역을 완화하면 확진자가 증가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일상 회복으로 들어섰을 때 어떤 피해를 볼 수 있는지 정확히 설명하고 어떤 피해를 받아들일지 선택해야 한다.

4차 대유행 전방위 재확산 비상…전문가들 "하루 3천명 넘을수도"
◇ 천은미 교수 "10월 초까지 확진자 더 늘 수도…접종 부작용 우려 해소해야"
추석 연휴가 끝난 오늘은 평일 기준으로는 '수요일'과 비슷하다.

24일 0시 기준으로 발표되는 확진자가 제일 많을 것으로 보이고 토요일(25일 0시 기준) 확진자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최종 집계치는 2천200명대 또는 2천300명대 정도로 예상된다.

추석 연휴에 1천700명대가 계속 나왔던 만큼 다음 주에는 확진자가 더 많이 나올 수도 있다.

이동량 증가에 따른 부분이 영향을 줄 것인데 2천300명대를 찍고 내려오는 게 아니라 얼마나 더 올라갈지가 관건이다.

10월 첫째 주 또는 둘째 주가 되면 확진자가 줄지 않거나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나마 접종이 한창 진행되면서 중증 환자나 사망자 수는 줄었는데 아직 재택 치료가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 생활치료센터나 감염병 전담병원 등이 포화 상태가 될 수 있다.

현재의 유행은 델타 변이 확산에다 방역 수칙 일부 완화, 휴가철, 이동량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10월 말까지 전 국민의 70%가 2차 접종을 완료하도록 노력하되 아직 접종하지 않은 젊은 층을 대상으로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증이 아닌 부작용도 사례를 모으고 분석 결과를 알려야 한다.

4차 대유행 전방위 재확산 비상…전문가들 "하루 3천명 넘을수도"
◇ 정재훈 교수 "현 추세 유지될 가능성…2차 접종률 제고에 집중해야"
위드 코로나 또는 단계적 일상 회복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만큼 유행이 감소할(완화될) 가능성은 적다.

접종률이 높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이 완화되고 있고 그 효과도 감소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당분간은 지금의 확진자 발생 추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기존 최다 기록(2천221명)보다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단계적 일상 회복을 위한 방향으로 방역 체계를 점점 전환하는 만큼 확진자 수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지금의 4차 대유행 역시 끝난다는 개념은 없을 것이다.

단계적 일상 회복을 위한 논의 또는 검토에 있어서 속도 조절은 필요하겠지만 유행 상황이라는 게 기다린다고 나아지지는 않는다.

확진자 증가 범위가 우리 방역 수준으로 감당할 수 있고 관리 가능한지에 관점을 맞춰야 한다.

지금으로선 방역 단계나 경고 수준을 유지하면서 2차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