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잠실 두산전에서 투런포 포함 5타수 3안타 4타점 폭발
'예비역' 한화 김태연 "군대에서 이미지트레이닝 열심히 했어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전반기에 노시환(21)이 있었다면 후반기에는 김태연(24)이 있다.

김태연은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방문경기에 4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투런포 포함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대활약했다.

3번 하주석까지 만루홈런으로 4타점을 터트린 한화는 두산을 11-3으로 대파하고 2연승을 달렸다.

지난 5월 전역한 뒤 육성군과 퓨처스팀에 머무르던 김태연은 4번 타자이자 주전 3루수인 노시환의 부상으로 1군 기회를 잡았다.

김태연은 15일 NC 다이노스전에서 4타수 4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두르는 등 복귀 후 3경기에서 12타수 9안타의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후 3경기에선 9타수 무안타 3볼넷으로 침묵했다.

1군 주전으로 도약하기엔 꾸준함이 부족해 보였다.

하지만 슬럼프는 짧았다.

김태연은 이날 장타 두 방을 곁들여 3안타 4타점으로 4번 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1회초 1사 1, 2루에서 2타점 2루타를 터트린 데 이어 3회초 2사 2루에선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4회초에는 빗맞은 타구가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되는 행운까지 뒤따랐다.

김태연은 2016년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 전체 59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1군 데뷔전 첫 타석에서 초구에 홈런을 쳐내며 차세대 거포 유망주로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하루아침에 유명인이 됐지만 잊히는 것도 한순간이었다.

김태연은 2018년 24경기, 2019년 9경기 등 교체 멤버로 1군과 2군을 들락날락했다.

상무 입대마저 무산된 김태연은 결국 2019시즌 종료 후 현역으로 군 복무에 임해야 했다.

현역 복무 시절 전차 탄약을 들고 나르는 고된 임무를 맡았지만 야구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다.

경기 뒤에 만난 그는 "TV로 야구 중계를 볼 때도 '저 상황에서 투수는 어떤 공을 던질까?', '내가 타석에 있었다면 어떤 공을 쳐야 할까?' 고민했다.

부대장님이 야구를 가르쳐 달라고 하셔서 나름대로 야구 감각은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러한 이미지 트레이닝은 헛되지 않았다.

그는 3회초 홈런 상황에 대해 "첫 타석에서 슬라이더를 때려서 2루타를 쳤는데, 두 번째 타석에서는 직구로 승부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과감하게 직구를 노리고 스윙한 게 홈런이 됐다"며 "때린 직후에는 외야수를 넘기는 정도로 생각했는데, 뛰다 보니 (담장을) 넘어갔다.

기분 좋았지만, 두 이닝 정도 지나니 홈런 생각이 안 나더라. 다음 타석도 있으니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당장의 성적보다는 장기적인 리빌딩을 추진 중인 한화에는 후반기 새로운 해결사로 나선 김태연의 등장이 반가운 소득이다.

그는 "4번 타자로 나가고 있지만, 아직 내 자리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부담도 없다.

또 다른 타석이라 생각하며 경기에 임하고 있다"며 "3루가 자신 있긴 한데, 다른 포지션을 맡아도 빈자리 안 느껴지게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