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뒤에 숨은 코끼리·왜 아무 이유없이 우울할까

▲ 소크라테스 스타일 = 김용규 지음.
독일에서 공부한 철학자인 저자가 '생각의 시대' 이후 7년 만에 쓴 책이다.

저자는 '생각의 시대' → '이성의 시대' → '융합의 시대'로 이어지는 서양 사유사(思惟史) 3부작을 기획했는데, '소크라테스 스타일'은 '이성의 시대' 연작 가운데 첫 번째 책이다.

소크라테스의 혁명적인 사유와 삶의 방식을 조명하는 이 책에서 저자는 소크라테스 사유의 정수를 '빼기'(subtraction)에서 찾는다.

여기서 빼기란 사물의 본질에 도달하기 위해 부수적인 것들을 제거해 나가는 인식 과정을 말한다.

저자는 사자상 조각 과정을 '빼기'의 예로 든다.

사자상을 조각하기 위해선 돌 속에 내재한 사자의 모습을 먼저 본 후 사자에 해당하지 않는 부분을 정을 이용해 제거해야 한다.

그러면 돌 안에 들어 있던 사자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다.

이 같은 조각 과정을 인식에 적용한 것이 '소크라테스 스타일', 즉, 빼기다.

예컨대 '용기'라는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용기가 아닌 것들을 차례로 제거해 나가야 한다.

용기의 본질에 도달하려면 그것을 둘러싼 편견과 억측 등을 모두 정으로 쪼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지난 2천400년 동안 서구 문명이 깎아 다듬어온 정신의 조각술이 '논박술'이라고 불리는 빼기이며 이러한 '생각의 기술' 덕택에 소크라테스가 위대해졌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로마 시대 시인 세네카부터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까지 다양한 인물의 사고 과정을 살펴보며 빼기에 근원을 둔 소크라테스 스타일의 영향력을 조명한다.

아울러 소크라테스 스타일은 가짜 뉴스가 횡행하는 오늘날 진실에 가닿기 위한 유용한 사고방식이라고 강조한다.

김영사. 560쪽. 2만2천원.
[신간] 소크라테스 스타일
▲ 모기 뒤에 숨은 코끼리 = 에른스트프리트 하니슈· 에바 분더러 지음. 김현정 옮김.
'모든 모기를 코끼리로 만들지 말라'는 독일 속담이 있다.

어떤 작은 일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한다는 생각이 들 때, 비판의 의미로 사용되는 말이다.

속담처럼, 모기를 코끼리로 만드는 일은 일상에 널려있다.

친구의 말 한마디 때문에, 식당에서 주문한 메뉴가 늦게 나와서, 숙면을 방해하는 모깃소리 때문에 우리는 격한 감정에 휩싸이곤 한다.

그리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후회의 감정이 찾아온다.

'정말 화낼 만한 일이었을까'라는 자책과 함께 말이다.

그러나 부부치료 및 가정 상담 심리치료사인 저자들은 별것 아닌 일에서 나오는 격한 감정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사소한 감정이야말로 '진짜 우리'와 만나는 중요한 계기라고 이들은 단언한다.

저자들은 분노의 원인은 과거 어딘가에 존재하며, 대부분 기억 속에 봉인돼 있다고 설명한다.

기억의 봉인은 인간이 추구하는 인정과 존중, 공평함, 안전과 호기심 같은 기본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발생하고, 이런 봉인된 기억이 사소한 일을 통해 분노로 표출된다는 게 책의 요지다.

이에 따라 어린 시절에 느꼈던 모욕감이나 좌절감, 억눌린 감정을 찾아내서 이를 치료할 때야 비로소 나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한국경제신문. 320쪽. 1만6천800원.
[신간] 소크라테스 스타일
▲ 왜 아무 이유없이 우울할까 = 가브리엘 페를뮈테르 지음. 김도연 옮김
프랑스의 현직 의사인 저자는 우리가 불안해지고, 아프고 우울한 이유는 정신적 문제가 아니라 장 속 유해 세균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세균이 불안, 우울, 중독 메커니즘에 관여해 우리가 알코올, 설탕, 정크푸드 등을 탐닉하도록 이끈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우울증이나 불안증 또한 염증의 일종이고, 장내 미생물 불균형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기에 마음과 몸을 함께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양북스. 312쪽. 1만5천원.
[신간] 소크라테스 스타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