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에 대한 이해' 세션

북한이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어려움을 '자력갱생'으로 풀어나가려고 하는 가운데 외교에 대한 북한의 관심 여부를 두고 전문가들 간 의견이 엇갈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대화'를 언급한 것을 두고 한미가 긍정적 신호로 해석하자 곧바로 북한이 잇단 비난 담화를 통해 선을 그은 상황이어서 대외관계 개선에 대한 북한의 입장에 관심이 쏠린다.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25일 제주포럼 '북한에 대한 이해: 필요와 제약' 세션에서 "북한이 악화된 대외관계를 적극 개선하고 코로나19 의약품을 확보하려는 노력에 무관심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평가했다.

김 원장은 "북한은 대북제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객관적인 요인들로 인한 어려움을 경제계획 수립, 과학기술 활용, 주민 사상교양 등 주관적 요인을 통해 극복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이 외교적 무관심 탓에 각종 어려움을 내부 결속으로만 해결하려고 하지만 생각을 바꿔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제언이다.

김 원장은 "지난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재점화될 수 있는 동력이 만들어졌다"면서 "새로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대화에 나선다면 북한을 곤란하게 만들었던 객관적 조건들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기정 "北, 대외관계 개선에 무관심"vs헤커 "실제론 관심 커"
반면 패널로 참석한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선임연구원(박사)은 북한이 외교에 무관심하다는 주장에는 근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헤커 박사는 "북한이 외교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근거 없는 믿음이고, 도움이 되지 않는 잘못된 믿음"이라면서 "실제로 잘못된 게 무엇인지 잘 찾아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전에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추진했던 핵개발 정책도 외교와 완전히 별개로 논의되지는 않았고, 늘 '두 가지 트랙'이 병행돼 왔다는 설명이다.

헤커 박사는 "사실 북한이 실질적으로 외교에 큰 관심이 있었다는 게 제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맥락에서 국제사회의 제재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저지하는 데에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면서 "국제적으로 의미 있는 방식으로 관여해야 북한이 핵 프로그램 축소에 의지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외교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 왔지만 국제사회가 제재 등 '효과 없는' 방식으로 대북 접근을 하면서 오히려 핵 축소 의지를 끌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대북정책 검토를 마친 미국은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는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