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이번 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물밑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유상증자 계획을 담은 입찰제안요청서(RFP)를 국내 주요 증권사에 발송했다. 조만간 주관사 선정을 완료하고 신주 발행 준비에 들어간다. 오는 22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유상증자 안건이 통과되면 자금 조달을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이 조(兆) 단위 딜을 추진하는 것은 2018년 삼성중공업의 1조4088억원 규모 유상증자 이후 3년 만이다. 증권사들은 벌써부터 삼성중공업의 선택을 받기 위해 최적의 유상증자 전략을 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대형거래인 만큼 이번 증자 한 건만으로 웬만한 기업 10여 곳의 유상증자를 맡는 것보다 많은 수익을 챙길 수 있다. 3년 전 삼성중공업 유상증자 대표 주관을 맡았던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주관·인수 수수료로만 각각 19억원을 벌었다. 인수단으로 참여한 신한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 DB금융투자는 각각 8억원을 손에 쥐었다. 삼성중공업이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주관사를 뽑고 수수료를 지급한다면 증자에 참여한 증권사들은 3년 전과 비슷한 수준의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삼성그룹 빅딜에 참여했다는 무형자산도 얻는다. 대형 거래를 맡아본 경험은 나중에 삼성이 또 다른 대규모 자금 조달을 추진할 때 참여 기회를 얻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