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깍째깍' 32조 카드론 시한폭탄 터질까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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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 이용액 1년 만에 10% 이상 증가
13% 고금리에, 다중채무자 비중도 높아
'가계부채 폭탄' 우려 ↑…"개인파산 가능성 농후"
13% 고금리에, 다중채무자 비중도 높아
'가계부채 폭탄' 우려 ↑…"개인파산 가능성 농후"
지난해 신용카드 장기대출인 카드론 이용액이 32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만에 10% 넘게 늘어난 셈이다. 특히 경제적 취약계층인 20대 청년층과 60대 이상 고령층의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타격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는)' 대출 증가,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겹치면서다. 상환 능력이 낮은 이들의 고금리 대출로 불리는 카드론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가계부채 폭탄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제력이 취약한 20대 청년층과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카드론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20대의 연간 카드론 증가율은 18.5%로, 전 연령층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카드론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조1410억원으로 집계됐다. 60대 이상의 카드론 잔액은 5조1290억원으로 처음으로 5조원을 뛰어넘었다. 연간 카드론 증가율은 16.6%에 달했다.
상대적으로 급여 소득이 낮은 20대, 60대 이상 연령층의 카드론 규모가 급증하면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생계비 마련 수요가 몰린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청년 실업과 은퇴 이후 생활고가 심해지면서 빚으로 버티는 20대, 60대 이상 계층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집값 급등으로 인한 내 집 마련 열풍과 주식시장 활황에 따른 '영끌' 대출 그리고 '빚투'까지 겹치면서 카드론의 증가세는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로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도 카드론 증가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적 취약계층인 20대와 60대 이상 연령층의 카드론이 늘었다는 것은 코로나19 충격을 강하게 받은 층에서 고금리인 카드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은행 대출이 어려워진 것 역시 우회 수단으로서 카드론을 활용했을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라고 진단했다.
카드론은 돈을 빌리는 방식이 쉽고 간편하지만, 연평균 금리는 13% 안팎인 대표적인 고금리 대출이다. 3%대인 은행 신용대출 금리의 4배를 웃돈다. 여기에 신용점수가 낮은 고객에겐 법정 최고금리(연 24%)가 적용될 수 있다. 카드론의 주요 이용층이 시중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신용등급 5등급 이하 중·저신용자 등 취약계층인 이유다.
이들 중 가계의 부채 상환 능력이 낮은 다중채무자 비중이 높은 점도 위험요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체 카드론 이용자 260만3541명 중 56.1%에 해당하는 146만27명이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 채무자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카드론 회수율은 11.8%로, 세계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말(26.6%) 수준을 밑돌았다. 더 큰 문제는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금리 상승 시기엔 카드론 등 고금리상품을 보유하면 이자 부담이 커지게 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포인트 높아질 경우 대출을 보유한 전체 가계가 내야 할 이자는 12조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로 소득이 줄어든 상태에서 상환 능력이 낮은 중·저신용자에 대한 이자 부담이 늘면, 가계에 미치는 충격은 배로 커질 수밖에 없다. 빚을 갚지 못하고 파산에 이르는 사태가 연달아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은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강명헌 단국대 명예교수는 "현재 시장금리가 상승 국면에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통화 정책이 긴축 모드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기에 내년 즈음엔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도 커질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경제적 취약계층이 주로 사용하는 카드론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상당히 불안한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강 명예교수는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취약계층의 카드론 사용은 금리 상승 국면에서 개인 파산, 가계부채 악영향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문제가 대두되기 이전에 이들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의 규제 및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금융감독원 여신금융감독국 관계자는 "카드론만 보면 증가했지만, 현금 서비스 같은 단기 카드대출까지 보면 전체 카드 대출 증가율은 4.7%로 급등세라 보기 어렵다"면서도 "카드론 급증 우려가 있는 만큼, 매달 증가분을 확인하면서 특이점을 보이는 카드사에 대한 개별적인 지도에 나서겠다"고 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타격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는)' 대출 증가,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겹치면서다. 상환 능력이 낮은 이들의 고금리 대출로 불리는 카드론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가계부채 폭탄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카드론 1년 만에 10% '껑충'…코로나 타격·빚투 열풍 영향
18일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의 카드론 잔액은 32조640억원으로 전년(29조1070억원)보다 2조939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08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다.경제력이 취약한 20대 청년층과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카드론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20대의 연간 카드론 증가율은 18.5%로, 전 연령층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카드론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조1410억원으로 집계됐다. 60대 이상의 카드론 잔액은 5조1290억원으로 처음으로 5조원을 뛰어넘었다. 연간 카드론 증가율은 16.6%에 달했다.
상대적으로 급여 소득이 낮은 20대, 60대 이상 연령층의 카드론 규모가 급증하면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생계비 마련 수요가 몰린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청년 실업과 은퇴 이후 생활고가 심해지면서 빚으로 버티는 20대, 60대 이상 계층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집값 급등으로 인한 내 집 마련 열풍과 주식시장 활황에 따른 '영끌' 대출 그리고 '빚투'까지 겹치면서 카드론의 증가세는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로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도 카드론 증가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적 취약계층인 20대와 60대 이상 연령층의 카드론이 늘었다는 것은 코로나19 충격을 강하게 받은 층에서 고금리인 카드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은행 대출이 어려워진 것 역시 우회 수단으로서 카드론을 활용했을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라고 진단했다.
'가계부채 폭탄' 우려…"개인파산 위험 상당히 큰 상황"
카드론이 빠른 속도로 불면서 가계부채 폭탄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금리 대출인 카드론 이용이 늘어날수록 가계부채 질은 악화되기 때문이다.카드론은 돈을 빌리는 방식이 쉽고 간편하지만, 연평균 금리는 13% 안팎인 대표적인 고금리 대출이다. 3%대인 은행 신용대출 금리의 4배를 웃돈다. 여기에 신용점수가 낮은 고객에겐 법정 최고금리(연 24%)가 적용될 수 있다. 카드론의 주요 이용층이 시중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신용등급 5등급 이하 중·저신용자 등 취약계층인 이유다.
이들 중 가계의 부채 상환 능력이 낮은 다중채무자 비중이 높은 점도 위험요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체 카드론 이용자 260만3541명 중 56.1%에 해당하는 146만27명이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 채무자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카드론 회수율은 11.8%로, 세계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말(26.6%) 수준을 밑돌았다. 더 큰 문제는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금리 상승 시기엔 카드론 등 고금리상품을 보유하면 이자 부담이 커지게 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포인트 높아질 경우 대출을 보유한 전체 가계가 내야 할 이자는 12조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로 소득이 줄어든 상태에서 상환 능력이 낮은 중·저신용자에 대한 이자 부담이 늘면, 가계에 미치는 충격은 배로 커질 수밖에 없다. 빚을 갚지 못하고 파산에 이르는 사태가 연달아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은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강명헌 단국대 명예교수는 "현재 시장금리가 상승 국면에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통화 정책이 긴축 모드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기에 내년 즈음엔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도 커질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경제적 취약계층이 주로 사용하는 카드론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상당히 불안한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강 명예교수는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취약계층의 카드론 사용은 금리 상승 국면에서 개인 파산, 가계부채 악영향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문제가 대두되기 이전에 이들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의 규제 및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금융감독원 여신금융감독국 관계자는 "카드론만 보면 증가했지만, 현금 서비스 같은 단기 카드대출까지 보면 전체 카드 대출 증가율은 4.7%로 급등세라 보기 어렵다"면서도 "카드론 급증 우려가 있는 만큼, 매달 증가분을 확인하면서 특이점을 보이는 카드사에 대한 개별적인 지도에 나서겠다"고 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