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터넷전문은행 애스피레이션이 한국 진출을 타진 중이다. 신용카드 판매와 펀드 운용으로 얻은 이익 일부를 나무 심기(조림)에 쓰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으로 잘 알려진 은행이다. 한국을 거점으로 동아시아 지역 내에서 나무 심기 활동을 펴고, 향후 국내 금융회사와 손잡고 조림과 연계된 금융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애스피레이션은 최근 한국에 연락사무소를 만들고 동아시아 지역 내 조림 활동을 추진하기 위한 거점 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다.

애스피레이션은 미국 내 ‘챌린저뱅크’의 대표 격인 은행이다. 챌린저뱅크는 모바일·디지털을 기반으로 단기 수익보단 금융 혁신에 방점을 둔 은행을 뜻한다. 애스피레이션은 열망 혹은 포부 등을 뜻하는 영단어다.

이들의 포부는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해 나무 심기를 통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2015년 설립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올랜도 블룸 등 환경운동가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와 이베이 설립자 피에르 오미디아가 만든 임팩트 투자회사 오미다르 네트워크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애스피레이션의 미국 내 개인 고객 수는 400만 명가량이다. 신용카드 사용자가 구매하는 제품이 환경에서 미칠 영향을 점수화해 앱으로 표시해 주고, 금융상품 운용 수익 일부를 기부받아 조림 사업에 쓴다. 앱으로 소비자 개인이 심은 나무 수를 나타내 보여주기도 한다. 애스피레이션이 지금까지 미국, 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심은 나무는 500만 그루에 달한다.

애스피레이션은 조림 사업과 관련된 국내 기업과의 제휴 및 나무 심기 친환경 인증 등의 사업을 우선 벌인다는 계획이다. 국내 금융사와 협력해 조림 사업에 기부하는 제휴 금융상품을 출시할 계획도 있다.

이상백 애스피레이션 한국연락사무소 대표는 “황사와 미세먼지가 동아시아 역내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며 “조림 활동을 통해 국경을 넘어서는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애스피레이션의 포부”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