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삼
[꽃엽서] 43 - 48
삼이라는 이름을 아무 데나 붙이랴만
인생처럼 쓰디 써서 도둑놈의지팡이라
비우고 낮추고 버리면 인생도 달콤하듯이
고삼 속에서도 단맛을 찾아보리라







고수
[꽃엽서] 43 - 48


비누향과 땀내 – 향기롭다든지 인간적이라든지
길들여진다는 것은 상대방의 뾰족한 송곳이 친해진다는 것
내게서 빈대 냄새가 난다는 것은 길들여지지 않는 투정
난 네 발코랑내도 그리워할 만큼 네게 길들여지고 싶다



고추나물
[꽃엽서] 43 - 48
인사를 해도 노래 불러도 토라져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잊혀진 들판 습한 바닥 잡풀 속에 뒤섞여
노란 눈웃음만 잔뜩 흘린다



곤달비
[꽃엽서] 43 - 48
불러주는 이름 석자 뭐 대단하겠어요
많은 사람들 나를 보고 곰취라고 하지요
내가 그대에게 바라는 꼭 한 가지
명분에 얽매이지 말고 자주 찾아주세요



골등골나물
[꽃엽서] 43 - 48
비슷한 것이 많아서 골이 아프다구요?
요것 조것 따지고 확인하고 구별하지 마세요
그냥 와서 보고 느끼고 즐기세요
더 많이 확실히 알려다가 석삼년 다 지나갑니다



골무꽃
[꽃엽서] 43 - 48
내 기꺼이 골무가 되어 그대 손가락에 끼워져
여기저기 찔려 피 흘려도 즐거이 아프겠어요
그대 손가락에 잠시 끼워졌다거나 예쁜 수의 기억으로
다 해어져 떨어져도 즐거이 받아들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