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과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악화 등으로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지수가 역대 최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급등에…'국민행복지수' 역대 최저로
민간 경제연구기관인 국가미래연구원(원장 김광두)은 지난해 4분기 국민행복지수가 50.88로 집계됐다고 21일 발표했다. 지난해 3분기(74.41)에 비해 23.53포인트 하락했다. 2003년 지수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다. 이전 최저 기록은 카드 사태가 있었던 2004년 4분기의 55.97이었다.

국가미래연구원이 내놓는 국민행복지수는 △경제성과 및 지속 가능성 △삶의 질 △경제사회 안정 및 안전 등 3개 부문의 34개 항목을 가중평균해서 산출한다. 34개 항목에는 주거지수(주택가격상승률-임금상승률)와 1인당 소비지출·가계부채, 고용률 등이 포함된다. 지수 작성을 시작한 2003년 1분기를 100으로 기준 삼고 있다.

국민행복지수는 2019년 4분기만 해도 113.95에 이르렀다. 하지만 작년 1분기 106.26, 2분기 92.5, 3분기 74.41로 하락하더니 4분기엔 50선까지 떨어졌다.

국가미래연구원은 “최근 지수가 크게 떨어진 데는 주택가격 급등에 따른 주거지수 악화 영향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매매가격은 전년보다 8.4% 상승했다. 2006년(11.6%)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서울과 경기도의 집값 상승률은 각각 10.7%, 11.6%에 이르렀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득은 쪼그라드는데 집값만 크게 오르면서 서민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됐다는 분석이다. 경기 침체로 1인당 실질최종소비, 가계 교육비 지출, 가계 오락비 등이 감소한 것도 행복지수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국가미래연구원은 설명했다.

2017년 2분기부터 작년 4분기까지, 문재인 정부 재임기간 평균 국민행복지수는 107.13으로 집계됐다. 박근혜 정부(2013년 1분기~2017년 1분기) 평균 146.67보다 30포인트 이상 낮아진 것이다. 노무현 정부(2003년 1분기~2007년 4분기)는 91.51, 이명박 정부(2008년 1분기~2012년 4분기)는 120.51이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