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켑카의 귀환…5타차 뒤집고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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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심의 결정타 '범프 앤드 런'으로 칩샷 이글
피닉스오픈 19언더 정상
이글 두 방으로 단숨에 선두
1년6개월 침묵 깨고 8승째
제주 CJ컵서 무릎부상 후 부진
"예전의 경기력 회복, 값진 우승"
피닉스오픈 19언더 정상
이글 두 방으로 단숨에 선두
1년6개월 침묵 깨고 8승째
제주 CJ컵서 무릎부상 후 부진
"예전의 경기력 회복, 값진 우승"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웨이스트매니지먼트 4라운드 17번홀(파4). 티샷을 그린 근처로 보낸 브룩스 켑카(31·미국)가 두 번째 샷을 준비하며 몸을 잔뜩 웅크렸다. ‘필드의 슈퍼맨’으로 불리는 그가 준비한 회심의 결정타는 ‘범프 앤드 런(bump and run)’. 공을 그린 앞 언덕에 떨어뜨려 속도를 줄인 뒤 굴러가게 만드는 기술이다. 그린에 공을 떨어뜨릴 공간이 없을 때 유용하지만 첫 바운스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웨지를 떠난 공은 언덕을 맞은 뒤 자로 잰 듯 정확히 홀 쪽으로 구르더니 시야에서 사라졌다. 3번홀(파5) 이글에 이어 승부를 결정 지은 두 번째 ‘쐐기 이글’. 슈퍼맨은 오른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번 우승은 켑카에게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근육질 몸매에서 뿜어내는 장타까지 갖춰 슈퍼맨으로 불린 그는 2019년까지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다. 그때까지 거둔 7승 중 4승이 메이저대회에서 나왔을 정도로 정신력도 강했다. 하지만 2019년 줄기세포를 이용한 무릎연골 재건 수술 한 달 후 제주에서 열린 더CJ컵에서 미끄러져 넘어진 이후 독주에 제동이 걸렸다.
그는 프레지던츠컵 등 주요 대회를 모두 건너뛰고 재활에 몰두했으나 쉽게 경기력을 되찾지 못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3개 대회 연속 커트 탈락했다. 하지만 자신의 PGA투어 첫 우승을 일군 ‘약속의 땅’에서 다시 한 번 정상에 올라 화려하게 재기했다. 켑카는 “예전의 경기력을 되찾을 수 없다는 생각에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다”며 “그래서 이번 우승이 더욱 값지다”고 밝혔다.
선두 그룹에 5타 뒤진 공동 7위로 출발한 켑카는 2번홀(파4) 보기 실수를 3번홀에서 8m 이글 퍼트로 만회해 추격의 신호탄을 쐈다. 13번홀(파5)부터 3연속 버디가 나왔고, 17번홀에선 칩샷 이글을 성공해 2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켑카는 “공이 내가 예상했던 방향으로 잘 튀었고 그 이후로는 공이 홀에 들어간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뒷조에서 17언더파를 치고 있던 이경훈(30)과 잰더 쇼플리(28·미국)가 뒤늦게 1타씩 더 줄이며 추격했으나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
스피스는 22세였던 2015년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제패하는 등 투어 통산 11승을 거뒀다. 하지만 2017년 7월 디오픈챔피언십 우승 이후 4년 가까이 침묵하고 있다. 미국 언론은 그의 ‘새가슴’을 부진의 원인으로 꼽는다. 특히 본선(3, 4라운드)인 주말 라운드에 유독 약하다는 평가다. 미국 골프채널에 따르면 스피스는 2017~2018시즌부터 이번 대회 전까지 1, 2라운드 평균 스코어가 투어 전체 20위로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주말 스코어는 전체 평균 148위에 그쳤다.
쇼플리는 이경훈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쇼플리는 지난주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 이어 2주 연속 준우승이다. 임성재(23)는 12언더파 공동 17위, 김시우(26)는 7언더파 공동 50위로 대회를 마쳤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돌아온 슈퍼맨, 이글 2방 앞세워 우승
하루에만 두 번의 ‘이글 어퍼컷’을 날린 켑카가 경쟁자들을 녹아웃시키고 정상에 섰다. 그는 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스코츠데일(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2개와 버디 3개,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5타를 몰아쳤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5타. 2019년 7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 이후 1년6개월의 침묵을 깨고 나온 투어 통산 8번째 우승이다. 켑카는 총상금 730만달러 중 우승 상금 131만4000달러를 가져갔다.이번 우승은 켑카에게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근육질 몸매에서 뿜어내는 장타까지 갖춰 슈퍼맨으로 불린 그는 2019년까지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다. 그때까지 거둔 7승 중 4승이 메이저대회에서 나왔을 정도로 정신력도 강했다. 하지만 2019년 줄기세포를 이용한 무릎연골 재건 수술 한 달 후 제주에서 열린 더CJ컵에서 미끄러져 넘어진 이후 독주에 제동이 걸렸다.
그는 프레지던츠컵 등 주요 대회를 모두 건너뛰고 재활에 몰두했으나 쉽게 경기력을 되찾지 못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3개 대회 연속 커트 탈락했다. 하지만 자신의 PGA투어 첫 우승을 일군 ‘약속의 땅’에서 다시 한 번 정상에 올라 화려하게 재기했다. 켑카는 “예전의 경기력을 되찾을 수 없다는 생각에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다”며 “그래서 이번 우승이 더욱 값지다”고 밝혔다.
선두 그룹에 5타 뒤진 공동 7위로 출발한 켑카는 2번홀(파4) 보기 실수를 3번홀에서 8m 이글 퍼트로 만회해 추격의 신호탄을 쐈다. 13번홀(파5)부터 3연속 버디가 나왔고, 17번홀에선 칩샷 이글을 성공해 2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켑카는 “공이 내가 예상했던 방향으로 잘 튀었고 그 이후로는 공이 홀에 들어간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뒷조에서 17언더파를 치고 있던 이경훈(30)과 잰더 쇼플리(28·미국)가 뒤늦게 1타씩 더 줄이며 추격했으나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
중압감 못 이긴 스피스, 또 재기 실패
켑카와 함께 재기의 꿈을 꾸던 조던 스피스(28·미국)는 또 한 번 최종라운드의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18언더파 공동 선두로 시작한 그는 이날 1타만 줄였어도 연장전에 들어갈 수 있었으나 오히려 1타를 뱉어내면서 최종합계 17언더파 공동 4위에 머물렀다.스피스는 22세였던 2015년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제패하는 등 투어 통산 11승을 거뒀다. 하지만 2017년 7월 디오픈챔피언십 우승 이후 4년 가까이 침묵하고 있다. 미국 언론은 그의 ‘새가슴’을 부진의 원인으로 꼽는다. 특히 본선(3, 4라운드)인 주말 라운드에 유독 약하다는 평가다. 미국 골프채널에 따르면 스피스는 2017~2018시즌부터 이번 대회 전까지 1, 2라운드 평균 스코어가 투어 전체 20위로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주말 스코어는 전체 평균 148위에 그쳤다.
쇼플리는 이경훈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쇼플리는 지난주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 이어 2주 연속 준우승이다. 임성재(23)는 12언더파 공동 17위, 김시우(26)는 7언더파 공동 50위로 대회를 마쳤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