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투어 피닉스오픈서 1년 6개월 우승 갈증 날리고 통산 8승
골프 전 세계 1위 켑카, 첫 우승 대회서 '부활 이글쇼'
'슈퍼맨의 귀환'
전 세계랭킹 1위 브룩스 켑카(미국)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켑카는 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 스코츠데일(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 65타를 몰아쳐 최종 합계 19언더파 265타로 우승했다.

PGA투어 통산 8승째.
이날 우승으로 켑카는 1년 6개월 동안 이어진 우승 갈증을 씻어냈다.

그는 2019년 7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을 제패한 뒤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켑카는 2019년까지 세계 최강이었다.

근육질 몸매와 빈틈없는 샷으로 '필드의 슈퍼맨'으로 불렸다.

장타력에 날카로운 아이언샷, 정교한 쇼트게임과 그린 플레이 등 최고의 경기력을 뽐냈다.

무엇보다 그는 강철 멘털의 소유자였다.

어려운 코스, 어려운 상대와 대결에서 더 뛰어난 성과를 냈다.

7차례 우승 가운데 절반이 넘는 4차례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거뒀다.

메이저대회에 버금가는 별들의 경연장 월드골프챔피언십(WGC)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을 포함하면 특급 대회에서만 5승이다.

그러나 근육으로 무장한 그도 부상 앞에서는 무력했다.

2019년 9월 줄기세포를 이용한 무릎 연골 재건 수술을 받은 그는 한 달 뒤 젖은 바닥에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부상이 도졌다.

프레지던츠컵을 비롯해 예정됐던 대회를 모두 취소하고 부상 치료와 재활에 착수했던 켑카는 그러나 쉽게 예전 실력을 되찾지 못했다.

2020년을 우승 없이 보낸 그는 세계랭킹이 1위에서 12위로 떨어졌다.

"몸은 다 나았다.

이제는 핑계가 없다"며 재기를 다짐하며 출사표를 낸 올해도 켑카의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2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의 쓴맛을 봤다.

작년 12월 마야코바 클래식을 포함하면 최근 3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이었다.

이랬던 켑카는 PGA투어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린 '약속의 땅'에서 극적으로 부활했다.

유럽피언 투어를 거쳐 막 PGA투어에 발을 디딘 켑카는 당시 버바 왓슨(미국),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를 1타차로 꺾고 PGA투어의 새로운 강자 탄생을 알렸다.

이번 대회에서 켑카는 세계랭킹 1위이던 2년 전 기량을 거의 완벽하게 되찾았음을 알렸다.

무엇보다 4라운드에서 잡아낸 2개의 이글은 장타력과 쇼트게임, 퍼트, 그리고 자신감과 클러치 능력 모두 최고의 수준으로 돌아왔다는 사실 입증했다.

그는 3번 홀(파5)에서 323야드의 티샷에 이어 244야드 남기고 그린에 볼을 올렸고 8m 이글 퍼트를 집어넣었다.

17번 홀(파4)에서는 28m 거리에서 웨지로 공략한 두 번째 샷이 홀에 빨려 들어갔다.

홀과 볼이 놓인 지점 사이에는 둔덕이 자리 잡고 있어 붙이기도 쉽지 않았다.

앞서 15번 홀(파5)에서는 워터 해저드 건너 239야드 거리의 핀을 향해 곧바로 샷을 날려 6m 이글 기회를 만드는 대담한 샷을 날렸다.

켑카는 "지난 1년 6개월 동안은 정말 힘든 나날이었다.

과연 재기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 적도 많았다"고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숨기지 않았다.

"결국 정신력으로 이겨냈다"는 켑카는 "가야 할 길을 걸었고, 좋은 샷과 뛰어난 퍼트를 해내기만 하면 된다.

우승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