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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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확정했습니다. 정부의 영업 제한으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을 넘어 전 국민 대상 재난지원금 지급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는데요.

급기야 민주당에서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을 '위로'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8일 "전 국민의 협조로 방역 당국에서 코로나가 진정됐다고 판단하면 동시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며 "K방역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데 일등 공신인 우리 국민들에 대한 위로와 경기 활성화 성격의 지원금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은 앞서 "고통이 극심한 업종과 개인에 대한 3차 재난지원 패키지에 더해 2차 전 국민 재난위로금 논의를 제안한다"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소비 진작이나 경기 부양의 당위성만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난 1년 코로나 가시밭길을 묵묵히 견뎌주신 모든 국민께 드려야 할 위로 차원에서 드리는 말씀"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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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선별 지원과 함께 전 국민 지원까지 이뤄지면 필요한 재원만 23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장 돈이 없어 적자국채를 발행해야 합니다. 지난 7일 IMF가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15년 40.78%에서 지난해 48.41%로 급등했습니다. 올해는 52.24%로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가채무비율은 계속 확대돼 4년 뒤인 2025년에는 64.96%로 치솟을 것이라는 게 IMF의 전망입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라고 민주당에 반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입니다.

얼마 전 국민일보는 전 도민을 대상으로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한 경기도가 관련 재원을 14년에 걸쳐 갚아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경기도가 지난해 지급한 1차 재난기본소득과 올해 설 이전에 지급하기로 한 2차 재난기본소득 규모를 합치면 2조7000억원에 달하는데요. 경기도는 관련 예산을 지역개발기금과 통합재정안정화기금에서 빌려 쓰기로 했는데, 이를 2035년까지 갚겠다고 경기도 의회에 보고했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원미정 경기도 의원조차 "지금 다 쓰고 미래세대에 부담을 지운다는 비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경기도가 조기상환계획을 세워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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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누군가는 갚아야 할 빚입니다. 그 누군가는 나는 물론 내 자식이 될 것입니다. 진짜 필요한 사람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걸 반대할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국민이 성실하게 납부한 세금과 앞으로 갚아야 할 빚으로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위로'라는 말로 포장하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지금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위로가 아닌 '해결'이기 때문입니다.

백신 접종도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전문가도 아닌 정치인들이 코로나 방역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예단해 빚까지 끌어다 돈을 주겠다고 팔을 걷어부치는 이유를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