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의 신곡 '모과나무'도 발매

뮤지션이자 작가로 활동하며 제주도에서 동네 서점을 운영하는 요조가 일상과 삶,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사려 깊은 필치의 산문집으로 엮었다.

그의 앞선 책 '눈이 아닌 것으로도 읽은 기분', '오늘도, 무사' 등이 대부분 한 가지 주제를 다뤘다면 신간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마음산책)에서는 보다 내밀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예술가로서 성실하게 삶을 응시하고 세상과 다정하게 감응하는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실패를 사랑하는' 예술가의 다정한 시선…요조 새 산문집
20대 시절 "예술가란 모름지기 환상을 좇는 나약하고 불안한 존재여야 한다"라고 믿었던 그는 반 고흐의 삶에서 '건강하고 튼튼한' 자기 확신의 가치를 발견한다.

자신이 쓴 글, 자신이 부른 노래를 수없이 반복해 듣고 고치는 예술가의 작업은 곧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이기도 하다.

그 역시 "몇 줄의 노랫말을 쓰기 위해 쩔쩔매"는 순간을 고백한다.

그러면서도 "용감하게 겁이 나는" 마음으로 노래해 보겠다고 다짐한다.

책은 가족과 연인, 주변 예술가 등 요조가 애정을 갖고 바라본 타인들의 이야기로도 빼곡하다.

시래기 볶음을 만들다 문득 떠오른 친구 민준기 작가의 전시를 보러 가고, 임경선 작가에게 호텔을 즐기는 법을 배우는 등의 일화를 담담하면서도 위트 있게 그린다.

'실패를 사랑하는' 예술가의 다정한 시선…요조 새 산문집
그의 시선은 도서정가제와 채식 등 사회적 이슈로도 확장된다.

책방을 운영하며 불법 주차 등으로 속앓이하기 일쑤였던 그는 사람들의 "구겨진 얼굴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거리에 나와야만 했던 약자들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한다.

"언제 어디서든 어떤 구겨진 얼굴을 마주했을 때 '얼굴을 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당신의 얼굴이 이렇게 구겨지도록 만들었는지를 묻는 것. 최대한 자주 그 구겨진 얼굴을 따라 옆에 서는 것. 책방을 운영하면서 힘들고 귀하게 배운 태도이다.

"
새 책과 함께 4년 만의 신곡 '모과나무'도 25일 발매했다.

요조의 산뜻하지만 단단한 목소리를 느낄 수 있는 포크 발라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