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소재 1번지' 된 안동·영주
안동 영주 등 경북 북부권이 바이오와 소재산업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SK플라즈마, 베어링아트 등 바이오산업과 소재 분야 앵커 기업들이 자리잡고 관련 인프라가 구축되면서부터다.

'바이오·소재 1번지' 된 안동·영주
장상길 경상북도 과학산업국장은 최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주최한 경북 북부 지역 산업 발전 세미나에서 북부권(영주·안동 등 10개 시·군)의 제조업체 수는 453개로 경북 전체의 8.8%에 불과하지만 부가가치는 2008년부터 10년간 연평균 6.4%(경북 전체 2.1%), 출하는 연평균 6.1%(2.7%)씩 성장해 경북 전체 평균보다 2~3배 높았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사업체 수는 2.3%(경북 전체는 2.2%), 종사자 수는 3.2%(1.4%) 각각 증가했다.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대상포진 백신, 수두 백신을 생산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매출이 1700억원이었다. 알부민, 면역글로불린 등 혈액제제를 생산하는 SK플라즈마 안동 공장은 지난해 매출이 900억원에 달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신제품 생산라인 구축을 위해 2022년까지 1000억원을 투자하고 고용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이 밖에 영주에는 노벨리스코리아, 베어링아트, SK머티리얼즈 등의 소재 기업이 생산과 수출을 이끌고 있다.

장 국장은 “경북 북부권 부가가치나 출하 증가율이 경북 전체의 2~3배라는 사실은 앵커 기업의 중요성을 반영한다”며 “관련 인프라를 집중시켜 산업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안동에는 임상용 백신 시료와 제품을 대행 생산하는 동물세포 실증 지원센터가 연내 들어선다. 백신 상용화 지원센터도 내년에 완공된다. 영주에 베어링 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서면 중견·중소기업 유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경상북도와 안동·영주시는 이 같은 북부권의 산업구조 변화를 반영해 안동에 백신바이오산업클러스터, 영주에는 첨단베어링과 신소재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다. 안동시는 2023년을 목표로 바이오 2차산업단지를 조성 중이다. 또 안동대는 2019년 생명백신 전공을 신설해 인력 양성에 나섰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공장은 코로나19 백신 자체 개발 및 글로벌 기업과 위탁생산 계약을 맺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안동은 지난 7월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후 헴프 소재 의약품과 원료를 생산하기 위한 업체들의 입주 경쟁이 뜨겁다. 특구에는 한국콜마, 유한건강생활 등 17개 기업과 5개 기관이 4개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가한다.

영주에는 올해 말까지 275억원을 투입해 25종의 시험장비를 갖춘 하이테크베어링시험센터가 구축된다. 조현애 경상북도 소재부품산업과장은 “200억원 규모의 베어링제조지원센터 건립도 추진 중”이라며 “소재산업이 경북 북부권의 새로운 먹거리 산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