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 1상 시험을 한국에 이어 영국에서도 시작한다.

셀트리온은 30일 코로나19 항체치료제 ‘CT-P59’에 대해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이 임상 1상 시험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영국 임상 1상은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바이러스 중화 효능과 약효 등 약물 유효성 초기 지표를 확인하는 것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기존에 개발된 약물을 코로나19 치료제로 바꾸는 게 아니라 새로운 코로나19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상위 제약·바이오 기업 중 약물 재창출이 아니라 신약으로 개발 중인 회사는 미국의 리제네론과 셀트리온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는 바이러스 외막에 못처럼 생긴 돌기인 스파이크 단백질이 사람의 세포 수용체와 결합해 세포 속으로 침투하는 질병이다. 셀트리온의 치료제는 스파이크 단백질 머리 부분인 S1을 공격하는 항체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단백질이 세포 안으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침투하더라도 세포 내에서 막을 형성해 복제를 막는다. 단일 가닥의 리보핵산(RNA) 복제를 막는 미국 제약기업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와 다른 치료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항체 치료제가 스파이크 단백질(항원)에 대한 결합력이 높고 부작용이 적기 때문에 더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CT-P59는 지난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고 충남대병원에서 건강한 피험자 32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1상은 오는 9월 전에, 임상 2상은 연말께 종료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임상 2상 결과가 잘 나오면 정부의 긴급 사용승인을 받아 곧바로 치료제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이르면 12월께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코로나19 치료제를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상준 셀트리온 수석부사장 겸 임상개발본부장은 “식약처와 충남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국내 임상 1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종식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글로벌 임상 2, 3상까지 차질없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