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은 올 들어 ESG(환경·사회책임·기업지배구조)위원회를 마련해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해 ‘세상을 바꾸는 금융’이라는 그룹 미션을 실천하겠다는 포부다.

KB금융은 지난 3월 그룹 이사회 내 소위원회로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ESG는 환경 보호·사회적 책임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위원회에는 윤종규 회장을 포함해 사내 및 사외이사 전원(총 9명)으로 구성됐다. 그룹의 ESG 전략 및 정책 수립, ESG 추진현황 관리·감독 등 ESG 관련 최고의사결정 역할을 수행하는 기구다. KB금융 관계자는 “이사회 내에 위원회를 신설한 것은 KB금융의 ESG 경영이 단순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강력한 실천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이사회를 중심으로 모든 임직원이 노력해 ESG 경영 선도 금융그룹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리딩금융그룹으로서 꾸준히 ESG 활동을 수행해 왔다. 우선 계열사별로 다양한 친환경 녹색금융 상품도 출시했다. 지구 온난화와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보탬이 되기 위한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국민은행이 판매 중인 ‘KB맑은하늘적금’은 종이통장을 발행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미션을 수행하는 등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는 금융소비자에게 우대 이율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또 대중교통 및 자전거 상해 관련 보험서비스 혜택도 준다. ‘KB맑은하늘공익신탁’은 미세먼지 저감 활동시의 혜택뿐 아니라 세액공제 또는 보수 감면 혜택까지 주는 ‘1석2조’ 상품이다.

KB국민카드는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그린카드’를 출시했다. KB생명보험은 환경 및 기후변화와 관련해 발생 가능한 질병의 입원담보를 보장하는 ‘KB환경사랑입원보험(보장성)’을 개발했다. 이외에 KB손해보험은 대중교통 이용 할인 특약, 마일리지(운행거리) 할인 특약, 친환경부품사용 특약 등을 상품에 적용 중이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금융 지원을 한 것도 ESG 경영의 일환이다. 태양광 분야에서는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사업(3080억원), 영암 태양광발전사업(3030억원) 등에 투자했다. 풍력 분야에서는 제주한림 해상풍력발전사업(4473억원)과 양산 원동풍력발전사업(1020억원)에, 연료 전지 분야에서는 인천 연료전지발전사업(2308억원) 등에 투자했다.

투자 시 ESG 요소에 대한 비중도 점차 높이고 있다. 자체 ‘여신기본강령 및 모범규준’을 마련해 마약, 무기류 등 불법행위에 사용되는 자금과 국민 경제 발전 및 사회 공익에 반하는 불건전 기업에 대한 여신 및 투자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기업 자금 지원 시 해당 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 관련 사항을 반영해 의사결정에 활용한다. 대규모 자금 조달을 필요로 하는 환경 및 사회적 사업일 경우 대내외 리스크 전문가의 의견과 대외 리스크 분석 평가 결과를 교차 점검해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는 게 KB금융 측 설명이다.

KB금융은 기업 지배 구조 선진화를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우선 그룹 계열사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생명보험, KB자산운용, KB인베스트먼트 등 6개사가 대상이다. ESG 분야에 사용하기 위한 지속가능 채권도 꾸준히 발행 중이다. 국민은행이 지난해 발행한 후순위 지속가능채권(4억5000만달러)과 상각형 조건부 자본증권 지속가능채권(5억달러)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DJSI)에서 4년 연속 월드지수에 편입됐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지배구조 최우수기업’에 2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