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봐도 흉물인데 문화유산이라니 [조재길의 경제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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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유산’이라며 노후 아파트 존치
보존·관리하는 데도 세금 지속적 사용
주민들 “수십년 된 주택, 무슨 가치 있나”
보존·관리하는 데도 세금 지속적 사용
주민들 “수십년 된 주택, 무슨 가치 있나”
1970~1980년대 ‘개발독재’ 시절 지어졌던 노후 아파트의 굴뚝이나 건물을 ‘문화 유산’ 명목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등장했습니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4단지는 시의 요구에 따라 종전 58개 동 가운데 2개 동을 허물지 않고 보존하는 방식으로 아파트 건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지요.
문제는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놓고 논란이 클 수밖에 없는 구시대 건축물에 대해 제대로 된 공론화 절차 없이 추진되고 있다는 겁니다. 일부 위원회가 가동 중이지만 객관성을 담보하고 있는 지 의문입니다.
존치된 ‘미래 문화유산’들이 계속 보존·유지되는 데 국민 세금이 쓰이게 된다는 점도 향후 논쟁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강남 주택단지 안에 남게 될 ‘옛날 아파트’의 운영·관리 비용은 거주민들이 아니라 지자체 세금으로 충당하게 됩니다. 각 조합이 울며 겨자먹기로 기부채납한 ‘유물’의 관리 책임이 각 지자체에 있기 때문이죠.
지자체가 낡은 건물을 존치해야 한다면, 그 목적이 정말 미래유산을 남기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부동산값 상승을 막기 위해서인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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