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법 위반" 비판…독일의 대응 방침은 언급 안해
이슬람협력기구는 화상회의 열고 대책 논의

독일의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방문해 가비 아시케나지 이스라엘 외무 장관과 회담했다고 하레츠 등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다.

마스 장관은 예루살렘에서 아시케나지 장관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요르단강 서안 합병 문제를 논의했다며 "이스라엘의 특별한 친구로서 그 주제에 대해 진지하고 솔직한 우려를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 합병이 국제법에 어긋난다며 독일 정부가 '2국가 해법'(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각각 독립국으로 공존하는 구상)과 평화협상 재개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마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평화구상에 대해 "지역(중동)의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하고 이스라엘과 독일의 우호관계도 강조했다.

마스 장관은 이스라엘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이스라엘이 합병을 강행할 경우 독일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베니 간츠 국방부 장관도 만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마스 장관이 유럽이 아닌 국가를 방문하기는 처음이다.

독일 외무 이스라엘 방문…'서안 합병' 계획에 우려 표명
다만, 이스라엘 언론은 최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 합병을 강행하면 독일과 이스라엘의 외교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겠지만 독일이 이스라엘을 제재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합병 계획에 대한 이슬람국가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이슬람권 최대 국제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OIC)는 10일 이스라엘의 합병 구상을 비판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임시 화상회의를 열었다.

앞서 아랍권 국제기구 아랍연맹(AL)은 지난 4월 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을 겨냥한 새로운 전쟁범죄를 저지르려 한다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올해 7월부터 요르단강 서안 내 유대인 정착촌들과 요르단계곡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이스라엘 정부는 유대인 정착촌들을 먼저 합병하는 단계적 방안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점령한 지역이며 이스라엘이 이곳에 확대해온 정착촌은 국제사회에서 보통 불법으로 간주된다.

네타냐후 총리가 합병을 추진하는 정착촌들과 요르단계곡은 요르단강 서안의 약 30%를 차지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1월 요르단강 서안의 일부 지역에서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하는 내용의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