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는 골드바.  신한은행 제공
신한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는 골드바. 신한은행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청이는 가운데 ‘금(金)테크’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뉴욕상품거래소의 금값은 전일 대비 1.58%(26.20달러) 하락한 온스(31.1g)당 1625.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심리 자체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금값도 올해 최고점을 기록한 지난달 9일(1674.5달러)에 비해 다소 떨어졌다. 그럼에도 1년 전과 비교하면 24% 이상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믿을 건 金이다?…코로나 사태에도 '金테크' 인기 지속
국내 금값도 마찬가지다. 한국거래소 금시장의 금 현물 1g 가격은 지난달 27일 6만3581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날(4만8066원)과 비교하면 32.3% 오른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증시를 포함해 글로벌 증시가 30% 가까이 급락한 것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추세”라며 “‘그래도 믿을 건 금이다’라는 얘기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금테크 방법은 은행에서 취급하는 금 통장인 일명 ‘골드뱅킹’이다. 계좌에 예금하면 국제 금 시세에 따라 잔액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구조다. 은행은 고객이 맡긴 돈을 외국은행이 개설한 금 통장 계좌에 달러로 예치한다. 수수료는 2% 안팎이다. 단 투자 차익에 15.4%의 이자배당소득세가 붙는다. 신한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에서 가입할 수 있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신한은행 금 통장의 계좌 수는 올 들어 15만 개를 넘었다.

골드바를 사서 보관하는 방법도 있다. 은행 또는 금은방, 한국금거래소 등 민간 유통업체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은행에서 골드바를 사면 4~7%의 수수료가 들지만 품질보증서를 받을 수 있다. 인터넷뱅킹으로도 구매 가능하다. 10g, 37.5g, 100g, 1㎏ 등 종류는 다양하다. 골드바를 주문하면 7영업일 뒤 받을 수 있다. 시세 차익을 보고 팔면 된다.

은행권은 ‘금테크’ 돌풍을 반기고 있다. 미국 영국 등 외국 은행이 주로 다루던 금 관련 투자가 국내에서도 활기를 띠기 시작해서다. 국내에선 2003년 11월 신한은행이 가장 먼저 금 통장과 골드바를 선보였다. 이후 2010년대 들어 다른 은행에도 확산됐다. 2016년 2월 농협은행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겠다며 골드바 판매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우정사업본부가 인터넷우체국을 통해 ‘미니 골드바’ 판매를 시작했다.

이 밖에 한국거래소를 통해서도 금 투자를 할 수 있다. 10대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7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계좌를 통해 고시된 시장 가격에 따라 금을 주식처럼 사고파는 형태다. 거래 수수료는 0.6% 수준으로 금 투자 방식 중에선 가장 저렴하다.

요즘은 카드사가 운영하는 앱을 통해서도 금 관련 재테크를 할 수 있다. 비씨카드는 ‘페이북’이란 앱을 통해 금을 매매할 수 있는 ‘한국거래소(KRX) 금 간편투자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신한금융투자에서 판매 중인 ‘금99.99K’ 종목을 주문할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 실물 보유 및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