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창동과 노원구 상계동 일대의 대단위 아파트단지 /사진=한경DB
도봉구 창동과 노원구 상계동 일대의 대단위 아파트단지 /사진=한경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2주 연속 움직임을 멈췄다. 서울 강남권을 비롯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강북의 아파트값 상승폭도 일제히 둔화했다.

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월 넷째주(2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보합세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8개월 여만에 보합으로 돌아선 데 이어 2주 연속 보합을 유지했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잇따라 나온데 이어 코로나19 사태와 금융시장의 불안 등으로 부동산 투자 심리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하락폭이 커지는 중이다. 강남 3구 집값은 강남구(-0.14%), 서초구(-0.14%), 송파구(-0.10%) 순으로 내림폭이 컸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대·내외적 경제위기와 공시가격 인상, 자금출처 증빙강화 등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보유세 부담 커진 고가주택 위주로 하락세가 커지는 중”이라며 “15억 초과 단지 위주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매수 문의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강북 인기 지역인 마용성 일대는 오름폭이 둔화했다. 마포구는 지난주 0.04%에서 금주 0.03%로, 용산구는 지난주 0.02%에서 0.01%로 각각 상승폭이 감소했다. 성동구는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 전환했다. 지난해 7월 둘째 주부터 상승 전환한 이후 8개월여 만이다.

강북(0.06%) 도봉(0.06%) 노원(0.05%) 등 노도강 지역의 상승폭도 축소됐다. 서울 강남권에서 촉발한 아파트값 하락세가 마용성을 넘어 노도강 등 외곽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일부 단지는 직전 최고가 대비 수천만원 낮게 거래되고, 급매물까지 하나둘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노·도·강도 '주춤'…강남 하락폭 더 커져
인천도 상승세가 주춤했다. 0.42% 상승하며 지난주의 상승률인 0.53%를 밑돌았다. 경기도 역시 상승률이 0.28%로 지난주(0.40%)에 비해 상승폭이 줄었다. 그간 강세를 보이던 수원(0.25%)이 오름세를 크게 줄였다. 조정대상지역 확대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매수 심리가 가라앉은 탓이다. 규제지역에 추가된 의왕(0.38%)과 안양(0.33%)도 역시 오름세는 유지하고 있지만 보폭은 작아졌다.

다만 교통 호재가 있는 군포는 산본 위주로 오르며 0.80%의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하철 4호선 산본역 인근의 재건축 가능성이 있거나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급증했다. 오산(0.96%)도 오산IC 인근 운암뜰 복합단지 개발 소식과 필봉터널 개통 소식이 투자심리를 자극하면서 크게 뛰었다.

지방 아파트값은 대체로 보합세를 보인 가운데 지난주 많이 올랐던 세종시의 상승폭도 축소됐다. 지난주 1% 급등했지만 이번주엔 0.2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대구 집값은 0.06%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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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은 상승세를 멈추거나 위축된 분위기지만, 전셋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봄 이사철이 다가온데다 정비사업 이주수요, 매매시장 위축 등에 따른 것이다. 학군 우수한 지역과 역세권 인기 대단지 그리고 상대적으로 가격대 낮은 단지에서는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태다.

서울 전셋값은 0.04% 올라 지난주와 같은 상승률이 같았다. 서초(0.10%), 강남(0.07%)를 비롯해 동작(0.08%), 강서(0.06%) 등지에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강북지역에선 마포(0.07%)가 직주 근접성이 좋은 공덕동 및 창전동 역세권 위주로 전세가가 뛰었다. 성동(0.06%)과 성북(0.05%), 강북(0.05%), 동대문(0.04%) 등도 상승했다. 인천 전셋값도 0.36% 올라 전주(0.30%) 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