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 바오리세계무역센터에서 열린 ‘위챗 오픈 클래스 프로 2020’.  텐센트 제공
지난 9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 바오리세계무역센터에서 열린 ‘위챗 오픈 클래스 프로 2020’. 텐센트 제공
지난 9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 바오리세계무역센터. ‘위챗 오픈 클래스 프로 2020’에서 발표자로 나선 장샤오룽(張小龍) 텐센트 부회장은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위챗을 개발해 ‘위챗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는 이날 위챗의 성적표를 공개했다.

위챗 미니앱(小程序)의 하루 이용자는 3억 명을 넘어섰고, 창출한 거래 규모는 연간 134조원에 달했다. 아직 자체 연 매출만 500억달러(약 58조원)인 애플 앱스토어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거대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애플을 따라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장 부회장은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구이며, 짧은 동영상 콘텐츠는 언제나 위챗이 지향하는 목표였다”며 위챗 내에 짧은 동영상을 제작하는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위챗 미니앱은 아이폰 출시 10주년인 2017년 초 애플 앱스토어를 겨냥해 텐센트가 야심차게 내놓은 서비스다. 기존 앱(응용프로그램)과는 달리 앱 장터에서 별도로 내려받을 필요 없이 앱 속에서 새로운 페이지가 열리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출시 첫해 하루 1억7000만 명 수준이었던 위챗 이용자는 지난해 3억 명으로 늘어났다. 미니앱을 활용해 이뤄진 거래는 8000억위안(약 134조원)으로 전년보다 160% 증가했다.

QR코드 기반의 위챗페이가 기업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도 공개됐다. 중국에서 중소 자영업자의 79.4%가 위챗페이를 이용하고 있으며 위챗페이는 간접적으로 261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장 부회장은 “위챗페이 사용으로 고객이 참여할 수 있는 접점이 확대돼 기업엔 큰 비즈니스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다”며 “비즈니스 방식을 혁신하고 중국 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활성화하는 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장 부회장은 향후 위챗이 중심이 되는 생태계 조성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개발자와 사용자들이 위챗이라는 장에서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위챗을 통해 이뤄지는 모든 프로그램 제작에 다수의 개발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텐센트가 보유한 데이터와 소스 공개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반 사용자를 위해선 미니앱의 접근성을 더욱 쉽게 하고 효율성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첫선을 보인 위챗은 중국인의 일상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온 서비스로 꼽힌다. 지난해 9월 기준 월간 사용자 수는 11억5000만 명에 달했다. 중국인은 위챗을 통해 대화하고 각종 물건값과 공과금도 낸다. 위챗은 뉴스와 콘텐츠가 유통되는 창구이기도 하다.

텐센트는 선전에서 창업했지만 위챗 사업본부는 광저우에 있다. 위챗 개발자 대회 성격의 위챗 오픈 클래스 프로는 올해로 여섯 번째 열렸다.

광저우=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