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본격 반등에 대다수 상장사 영업익 늘 듯…증시 부활 기대↑"
중동 지역에서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인해 한국 증시도 연초부터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증시 부활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다. 이달 미·중 무역합의 서명이 이뤄지는 데다 2분기부터 수출 지표도 플러스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도주인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 환율·금리가 증시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도 기대감을 갖게 한다. 올해 국내 증시에서 유의해야 할 체크 포인트를 정리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실적개선 기대↑

"수출 본격 반등에 대다수 상장사 영업익 늘 듯…증시 부활 기대↑"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에다 한·일 경제전쟁까지 겹치며 국내 기업들의 수출이 부진했지만 올해는 증가세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주요 상장사 289곳 중 91.4%인 264곳(흑자전환·적자축소 포함)의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분석 대상 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도 지난해 131조8899억원에서 올해 169조2627억원으로 28.3% 늘었다.

이는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작년 3분기부터 D램의 재고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고, 이에 따라 시장가격도 상승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올해 연간 기준 영업이익 추정치가 38조2497억원으로 작년 잠정치(27조1517억원)보다 40.9%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도 7조1000억원으로 국내 증권사들의 전망치(6조5000억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7조331억원으로 작년(2조9230억원)보다 140.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애플이나 인텔 등 미국 정보기술(IT) 하드웨어 기업들의 매출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한국 하드웨어 기업들의 수출과 매출이 회복된다는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올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102.2로 5분기 만에 100을 상회했다. 이는 1분기 수출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해 대부분 업종에서 비용 절감 등 구조조정이 이뤄진 점도 올해 영업이익률 개선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 떨어지며 자금 유입
"수출 본격 반등에 대다수 상장사 영업익 늘 듯…증시 부활 기대↑"
금리 변화도 증시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지난해 7월 말부터 통화완화 기조로 돌아서 작년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Fed는 유동성을 위해 단기 국채 매입도 진행했다. 이 정책은 올해 2분기까지 이어져 당분간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또 중국과 독일 등 주요국에서 경기 부양책으로 재정 지출을 확대할 가능성도 높다. 미국도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인프라 투자 등 정부 지출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원·달러 환율도 지난해보다 떨어지면서 외국인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외국인 수급은 원화 강세(달러 약세)일수록 매수가 늘고 원화가 약세(달러 강세)를 보일수록 매도세가 강해진다.

작년엔 미·중 분쟁으로 위안화가 약세였다. 미국의 관세율 인상을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로 방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국이 협정문에 서명하고,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다시 올리면 원·달러 환율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원화가치 상승) 주식시장에선 외국인 순매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글로벌 지수 내 비중이 축소되고 있다는 점은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의 ‘셀코리아’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의 한국 투자 비중이 축소됐다는 점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MSCI 신흥국(EM)지수에서 2018년 5%였던 중국A주 비중이 세 차례에 걸쳐 20%로 상향됐지만 한국 비중은 상대적으로 쪼그라들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MSCI는 일단 올해 추가적인 비중 조정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경쟁사인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가 중국A주 비중을 25%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SCI도 이에 맞춰 기존 20%인 중국 비중을 25%로 다시 한번 늘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