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 중심에 있는 유니언역을 걸어 나온 한 남성이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무언가를 검색하더니 주차장에 세워진 차를 타고 떠난다. 그는 15분 뒤 역에서 10㎞가량 떨어진 할리우드거리에 도착한다. 남성은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용무를 본다. 그의 휴대폰에는 4달러(약 4600원)가 결제됐다는 문자메시지가 떴다.
데이브 갤런 모션랩 전략담당 상무(왼쪽)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역에서 카셰어링(차량 공유)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데이브 갤런 모션랩 전략담당 상무(왼쪽)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역에서 카셰어링(차량 공유)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오는 3월부터 LA에서 자유반납 방식의 카셰어링(차량공유) 서비스를 시작한다. 차량을 빌린 장소가 아니라 다른 주차장에도 반납할 수 있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쏘카 등이 이런 식으로 사업을 하고 있지만 LA에선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8월 LA에 미래 모빌리티 실증사업을 위한 현지법인 모션랩을 설립하고, 카셰어링 사업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 15대가 투입됐다. 현재는 LA 주요 4개 역에서만 차량을 빌릴 수 있고, 반납도 같은 장소에서 해야 한다. 3월부터는 시내 주요 주차장에서 마음대로 대여하고 반납할 수 있는 방식의 정식 서비스가 시작된다. 올해 말까지 운영 차량을 약 300대로 늘릴 예정이다.

가격은 시간당 12달러다. 택시나 우버와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다른 미국 카셰어링 서비스 이용료와 비교해도 저렴하다는 게 모션랩 관계자의 설명이다. 데이브 갤런 모션랩 전략담당 상무는 “지난해 11월부터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유니언역에서 만난 한 이용자도 “시내에서 차 쓸 일이 있을 때마다 모션랩을 이용하고 있다”며 “사용 방식이 간편한 데다 기름값 등을 추가로 요구하지 않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모션랩은 앞으로 다양한 특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탑승자들이 원하는 코스를 이동하는 버스인 ‘모션 셔틀’, 몸이 불편한 사람을 위해 병원과 주거지를 오가는 ‘모션 헬스’, 스쿠터 등을 공유하는 ‘모션 마이크로’가 대표적이다.

로스앤젤레스=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