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불법' 말레이시아 떠나 영국에 망명 신청
'파트너 등 동성애 증거 없다'며 거부돼…끈질긴 싸움 끝 최종 승인
말레이시아 출신 '독신 게이 男', 英서 망명 승인돼
말레이시아 출신인 유 푹 샘(Yew Fook Sam·67)은 지난 2005년 영국에 관광비자로 입국했다.

이후 지금까지 영국에서 거주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게이(gay)인 만큼 말레이시아에서 살기 힘들다며 망명을 신청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동성애가 불법이다.

최장 20년형을 받거나 채찍질을 당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성 정체성으로 인해 말레이시아에 돌아가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망명 승인 여부를 담당한 이민위원회는 샘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판단했다.

그가 영국으로 건너온 뒤 단 한명의 남성과도 사귀거나 동성애 관계를 맺었다는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샘이 영국 거주를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샘은 성소수자(LGBTQ+)를 위한 기독교 커뮤니티인 '오픈 테이블'의 변호인 등의 도움을 받아 망명 승인을 위한 싸움을 계속해왔다.

23일(현지시간) 리버풀 지역지인 리버풀 에코,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내무부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샘의 망명을 승인했다.

게이라도 별도의 파트너 없이 독신의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을 내무부가 인정한 것이라고 언론들은 설명했다.

샘은 리버풀 에코에 "매우 행복하다.

내 변호사로부터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때 너무 기뻐서 소리를 지르고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오픈 테이블'에서 활동하면서 샘을 지지해 온 키런 보한 목사는 "그는 67세일 뿐만 아니라 만성 질환에 매우 적은 소득을 가지고 있다.

영어가 제2 언어이기도 하다"면서 "이런 모든 요소로 인해 그는 파트너를 만나기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기독교인인데, 모든 기독교인이 특히 인생 후반부에 반드시 (연인) 관계를 맺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샘의 변호인은 이번 결정이 게이에 대한 낡고 정형화된 생각을 이겨낸 승리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