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균 대동공업 북미유럽총괄부문장(왼쪽부터), 김준식 대동공업 회장 등은 지난달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 롤리메리어트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딜러대회에서 우수딜러상을 수여했다.
김동균 대동공업 북미유럽총괄부문장(왼쪽부터), 김준식 대동공업 회장 등은 지난달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 롤리메리어트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딜러대회에서 우수딜러상을 수여했다.
국내 1위 농기계업체 대동공업이 지난 3분기까지 종전 연간 최대실적을 넘어서며 올해 약 6000억원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북미시장을 비롯한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서며 성장을 이끈 덕분이다. 대동공업은 1993년부터 ‘카이오티’라는 자체 브랜드로 북미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지 수요자들이 요구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현지화 전략이 효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자체 브랜드로 영업망 구축

북미 뚫은 대동공업 농기계, 사전판매 신기록
대동공업은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이 5300억원으로 종전 연간 최대 매출인 2014년 기록(5051억원)을 뛰어넘었다. 북미시장을 비롯한 해외 매출 증가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해외 매출이 2943억원으로 전체의 56%를 차지하면서 5년 만에 국내 매출을 넘어섰다.

해외시장 중 북미법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은 22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 늘어났다. 특히 60마력 이하 소형 트랙터 시장의 점유율은 약 5%로 3위에 자리매김했다.

대동공업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일찍부터 자체 브랜드로 해외시장을 공략했기 때문이다. 1947년 설립된 대동공업은 국내 농업시장과 함께 성장해온 기업이다. 이앙기, 콤바인, 트랙터 등 농기계를 농가에 공급해왔다. 하지만 1990년대 농산물시장 개방 논의가 진행되면서 해외로 눈을 돌렸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농기계를 해외 수요에 맞춰 만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1993년 12월 미국법인을 설립하면서 현지에서 농기계에 부착하는 작업기를 만들던 카이오티를 인수한 게 해외 진출의 출발점이었다. 유명 해외 농기계업체에 판매를 위탁하지 않고 자체 브랜드로 딜러망을 공략한 게 주효했다.

딜러 요구를 제품·서비스 반영

북미법인이 빠르게 성장하는 데는 ‘2016년 딜러 대회’가 중요한 계기가 됐다. 대동공업은 당시 “5년 뒤 북미법인의 매출을 현재의 두 배로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이와 함께 △현재 500개인 딜러 수를 유지 △자체 파이낸스 도입 △제로턴모어(잔디깎이) 출시 △캐나다법인 출범 등을 약속했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현지 수요를 반영한 제품 라인업을 구성한 게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당초 중간 가격대 제품 하나만 있었지만 상위 제품과 범용 제품 라인을 갖추면서 다양한 수요를 공략했다. 또 딜러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에어컨을 장착한 트랙터를 개발하고 불편사항으로 지적돼온 전·후진 기어 변환장치를 더 편리하게 개선한 트랙터를 출시했다.

내년에도 북미시장에서는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달 열린 북미 딜러 대회에서 트랙터 5200대, 운반차 120여 대, 제로턴모어 900대 등 총 6220여 대를 사전 주문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문량보다 378% 증가한 수치다. 트랙터는 전년도 판매량의 51%에 달하고, 제로턴모어는 올해 판매량의 두 배에 육박하는 물량이다.

김동균 북미유럽총괄부문장(전무)은 “내년에 원활한 부품 공급 등 서비스를 강화하고 다양한 파이낸스(금융) 서비스를 도입해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시키겠다”며 “북미법인에서 2021년까지 1만5000대를 판매하겠다”고 강조했다. 판매량을 올해보다 25% 늘려 60마력 이하 트랙터 부문에서 경쟁사들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3위를 확고히 하는 게 목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