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CEO
팀 쿡 애플 CEO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 협상의 1단계 합의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동안 미중 갈등의 희생양으로 꼽혀온 애플이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12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양국 간 '1단계 무역 합의안'에 동의하고 서명만 남겨둔 상태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서명하면 지난 10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구두합의 이후 두 달여 만에 공식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미국은 오는 15일부터 중국산 상품에 대해 1560억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를 시행할 예정이었다. 추가 관세 대상 품목에는 애플의 아이폰을 포함한 휴대폰, 노트북 등이 포함됐다.

애플은 아이폰을 전량 중국에서 조립하는 데다 대부분 매출을 중국 시장에서 벌어들인다. 때문에 미중 무역전쟁에 직접적 타격을 받고 있다.

아이폰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계되지만, 중국 공장에서 조립된 제품이 미국으로 발송되는 형태라 중국 수출에 해당하는 관세 부과 대상이다.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맥북 등 주력상품을 만드는 생산기지로 중국을 활용하고 있다.

애플은 비주력 제품인 애플워치·에어팟·아이맥·홈팟 등이 지난 9월1일 부로 추가 관세 10% 대상 품목에 해당돼 현재 30%의 관세를 지불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이 예정대로 중국산 상품에 대해 15%의 추가 '관세 폭탄'을 부과했다면 애플은 아이폰 1대당 약 150달러를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도 있다고 봤다. 애플이 비용을 모두 떠안는다고 가정할 때 15%의 관세로 애플의 내년 주당순이익(EPS)은 약 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관세 부담에 대처하기 위해 애플이 아이폰 가격을 10% 올릴 경우 내년에는 아이폰 수요가 최대 8% 줄어들 것으로 블룸버그는 추정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사진)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이 힘들다고 호소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쿡 CEO를 만난 자리에서 "삼성은 애플의 최대 경쟁자이고, 삼성은 한국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관세를 내지 않는다"며 "나는 팀 쿡을 단기적으로 도와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