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에콰도르에서 정부의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해 큰 혼란이 빚어졌다. 시위를 통제할 수 없게 되자 대통령이 수도를 떠나 지방으로 피신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자신과 정부 인사들이 수도인 키토를 떠나 남부 과야킬로 피신한다고 발표했다. 정부 관료 50여 명이 시위대에 억류되는 등 시위가 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에콰도르 정부가 최근 국민을 대상으로 한 유류 보조금 폐지를 선언한 것이 시위를 불러왔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고 있는 에콰도르는 IMF의 긴축 요구에 따라 지난 3일 유류 보조금 폐지를 발표했다. 이후 경유와 휘발유 가격이 두 배 이상 뛰면서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에콰도르 정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시위대 570명이 체포되고 경찰 77명이 부상당했다.

모레노 대통령은 시위가 과격화한 것은 정부 전복을 노리는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외부 세력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자신의 정적인 라파엘 코레아 전 에콰도르 대통령을 지목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