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 웨이브 대표
이성호 웨이브 대표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가 되면서 영상통화는 페이스북, SK텔레콤, 카카오 등 내로라 하는 기업에서 도전하는 '대세' 서비스가 됐다. 그럼에도 영상통화는 여전히 전화 기능에만 머물러있다. 영상통화에 '콘텐츠'를 연결하는 시도는 드물다.

"같이 노는 것에 집중해보자". 이성호 웨이브코퍼레이션 대표(28·사진)는 이같은 생각을 영상통화에 접목했다. 그 결과가 영상통화에 게임 등 콘텐츠를 결합한 모바일 소통 플랫폼 '웨이브(WAVE)'다. 영상통화를 하면서 친구들과 유튜브를 보거나 방탈출 게임, 그림 맞추기 퀴즈, 마피아 게임, 보드게임을 할 수 있게 했다.

"기존 서비스들은 전화나 메신저 등의 연장선상으로만 영상통화를 생각하고 있어요. 영상통화를 어떻게 써야할지 고민해야 하는데, 우리는 친구들이 같이 시간을 보내며 노는 데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3월 서비스를 시작한 웨이브는 이러한 차별화 포인트 덕분에 6개월 만에 가입자 80만명을 모았다. 지난 7월 한 달에만 28만명이 가입했다. 이 대표는 올해 안 웨이브 가입자 100만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웨이브를 론칭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 대표는 2017년 초 웨이브 서비스 시작 전에 연인과의 영상통화에 초점을 맞춘 '블렌드'라는 아이템을 먼저 시도했다. 하지만 생각만큼 서비스를 상품으로 녹여내는 게 쉽지 않았다. 서비스 주요 고객이 '연인'이다 보니 초기 서비스 이용자 확장 자체가 쉽지 않았다.

쓰라린 실패의 경험. 이 대표는 웨이브 서비스를 새롭게 시작하기 전에는 돈이 없어 찜질방에서 자기도 했다. 투자금을 모두 털어넣어 팀원들의 사비로 생활비를 충당한 적도 있었다.

"블렌드 서비스 당시 연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자는 취지로 만들었는데 서비스를 꾸준히 쓰지 않고 한 번만 쓰 그치는 경우가 많았어요. 블렌드에서 웨이브로 바꿀 때 고생했죠. 그런데 블렌드나 웨이브 모두 근본적으로 친밀한 사람과 시간을 보내는 서비스라는 점에선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웨이브 론칭 이후에도 긍정적 피드백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서비스 최적화가 덜 돼 이용자들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고, 영상통화 서비스를 남용하는 사람들을 관리해야 하는 문제점도 있었다.

"어뷰저에 대해서는 아직 완전한 신고체계가 갖춰진 건 아니에요. 하지만 방제필터링 업데이트 등 최대한 할 수 있는 조치는 취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머신러닝을 이용해 부적절한 이미지가 떴을 때 바로 차단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고 해요."

이 대표는 앞으로도 이용자들에게 '놀이'를 제공하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연내 국내 이용자 100만명을 모은 뒤 향후에는 해외 진출까지 계획하고 있다.

"'세상에서 제일 같이 놀기 좋은 서비스가 되고 싶어요. 이제야 프로토타입(시제품)을 벗어났으니 아직 갈 길이 멀죠. 국내에서 자리잡은 후에는 미국 등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밖에 나가 놀래, 웨이브 할래?' 물으면, 웨이브를 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