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링' 6∼7일 한국 직접 영향…기상청 "심각한 피해 우려" 제13호 태풍 '링링'이 한반도를 강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남긴 역대 태풍 사례가 주목된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링링'은 이날 대만 동쪽 바다를 거쳐 북상한 뒤 6∼7일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링링'은 서울, 인천과 가까운 서해안에 7일 상륙한 뒤 북한을 관통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 중심이 서울에 가장 가까운 시점은 7일 오후 7시께로, 서울의 서북쪽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거의 해마다 태풍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평년(1981∼2010년 연평균) 발생한 태풍은 25.6개로, 이 중 3.1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는 14개의 태풍이 발생해 '링링'을 포함하면 5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다.
태풍을 관측하기 시작한 1904년부터 지금까지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남긴 태풍은 1936년 8월 우리나라를 할퀸 3천693호로, 무려 1천232명이 죽거나 실종됐다.
1923년 8월 우리나라를 강타한 2천353호 태풍은 1천157명의 사망·실종자를 남겼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시는 예보도 지금만큼 과학적이지 않았고, 예보 내용을 국민에게 신속하게 전달할 수단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피해가 막대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00년 이후 발생한 태풍 중에는 2002년 8월 31일부터 9월 1일까지 우리나라를 관통한 '루사'가 남긴 피해가 압도적으로 크다.
'루사'는 2002년 8월 31일 전남 고흥에 상륙한 뒤 전북 남원, 충북 영동, 강원 평창 등을 거쳐 9월 1일 속초로 빠져나갔다.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했을 당시 최대 순간 풍속은 초속 39.7m에 달했다.
강원 강릉에는 9월 1일 하루 870.5㎜나 되는 지금까지 전무후무한 폭우가 내렸다.
'루사'가 남긴 흔적은 처참했다.
'루사'는 246명의 사망·실종자를 남겨 태풍으로 인한 인명피해 순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재산피해도 5조1천479억원에 달했다.
역대 태풍으로 인한 재산피해 1위다.
2002년에는 3천693호나 2천353호가 우리나라를 휩쓴 일제 강점기와 비교해 경제 규모가 훨씬 커진 상태였던 만큼 피해도 컸다. 이듬해인 2003년 9월 12∼13일 우리나라를 때린 '매미'는 4조2천225억원의 재산 피해를 남겨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주목할 점은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보다 8월 말이나 9월에 발생한 태풍이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준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9월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막힘 없이 한반도로 오기 때문에 강한 세력을 유지할 때가 많다"며 "또 찬 공기가 한반도를 덮은 가운데 태풍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들어오면 대기 불안정성이 커져 피해가 불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링링'도 우리나라를 강타할 가능성이 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날 오전 현재 대만 동쪽 바다를 지나는 '링링'은 앞으로 수온이 높은 해역을 지나고 상층의 공기를 끌어 올리는 힘이 강한 '상층 발산역'을 만나면서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서쪽 지방과 도서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와 강한 바람으로 인한 심각한 물적·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