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공장 시너지 내기 위해선 공급·수요 기업 협업 전제돼야"
“스마트공장이 활발하게 운영되려면 공급 기업과 수요 기업이 함께 만나 협업할 수 있는 공간이 필수입니다.”

스마트공장 전문가인 도미니크 로무스 랩스네트워크인더스트리(LNI) 4.0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는 26일 서울 충정로 지멘스 한국법인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스마트공장의 효율적 구축 및 운영과 관련해 “이해당사자 간 협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LNI는 네트워크 호환을 표준화하기 위한 협회다. 로무스 CTO는 27일 서울 코엑스에서 I-CON(아이콘) 스마트공장이 여는 ‘2019 제조혁신 스마트공장 포럼’에 참석해 독일의 스마트공장 구축 사례와 시사점을 발표할 예정이다.

독일에는 중소기업 약 40만 개가 있으며 이 중 1만 개는 최고 수백년 된 가족기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성장하려면 기존 사업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사업을 개발해야 한다. 이런 변화를 이끄는 핵심 수단이 공장의 각종 설비에 센서를 부착해 공정을 효율적으로 유지하는 스마트공장이다.

로무스 CTO는 “독일에서는 스마트공장을 이용해 중소기업들이 협업하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대학과 연구소가 지역별로 중심이 돼 대기업을 비롯해 스마트공장을 도입했거나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정부 예산을 받아 연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이 사업을 하면서 제품의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이 센터에서 2~3주 동안 함께 분석한 뒤 새로운 상품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가는 게 현재 독일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한 중소기업이 이런 과정을 거쳐 결론을 도출하면 스마트 설비를 도입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중소기업들은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일단 기초적인 수준의 스마트 설비를 먼저 도입해 놓고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독일에서는 제품 자체의 가치 창출을 목표로 두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스마트공장을 비롯한 설비 고도화로 이어진다”는 게 로무스 CTO의 설명이다.

스마트공장의 고급 단계에서는 전문가 그룹이 연구 결과를 내놓고 전 세계와 공유한다. 인더스트리 4.0의 오픈 워킹그룹이다. 로무스 CTO는 “스마트공장 전문가 400명이 각종 기업에서 모여 플랫폼을 형성한다”며 “이들은 여기서 스마트공장의 다양한 주제를 심도 있게 토의하고 그 결과물을 백서 형태로 도출해 웹사이트에 공개한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