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른미래·우리공화 한자리…'박근혜 탄핵' 이견차 여전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서 100석 어렵다" 위기론도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우리공화당 등 보수야권이 한 자리에 모여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보수 대통합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당 이주영 의원이 상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보수의새길ABC'는 1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보수(保守)를 보수(補修)하라'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비전 제시를 통해 새로운 혁신과 보수통합의 마중물이 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자"고 뜻을 모았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당 이주영·이명수·김성찬·박성중·정태옥·김규환·이종명 의원과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 우리공화당 홍문종 의원 등 보수 야권 인사들이 두루 참석했다.

이들은 인물·정책 등에서 대안을 보이지 못한 채 분열된 보수 진영을 재건해야 한다는 데는 뜻을 같이 했지만 구체적인 각론은 제각각이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이견차가 커 보수 진영 내 탄핵 후유증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한국당 정태옥 의원은 "선거공학적인 얘기를 하기 전에 자유주의 시장경제, 인간의 창의성, 개인에 대한 존중 등 본질적인 가치를 되새기는 것이 보수를 제대로 보수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큰 틀에서 내년 선거 때 보수가 무엇을 기반으로 장사할 것인가를 다같이 고민했으면 한다"며 "보수는 경제·안보·교육의 대안을 구축할 수 있느냐에 총선 결과가 달렸다"고 강조했다.

손학규·안철수·유승민·홍준표·황교안 등 이른바 '야권 잠룡'들의 한계 등 쓴소리도 나왔다.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그동안 보수 진영이 어떤 사람에 대한 반대의 가치를 좇은 것인지, 진정으로 사람 자체의 매력을 쫓은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예를 들어 외람되게도 황 대표의 경제관, 안보관이 무엇인지 모르겠고, 교육관은 더더욱 알지 못하겠다"고 지적했다.

우리공화당 홍문종 공동대표는 "한국당에서 탈당했다가 돌아온 사람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미안하다.

용서해달라'고 했으면 좋을 텐데 그렇지 않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준표 전 대표부터 오늘날 황교안 대표까지 탄핵에 찬성했거나 방조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들이 과연 보수를 대변하고 재건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있었다"며 "보수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탄핵 문제에 대해 바로 짚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공동대표는 또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보수진영에서) 공조해야 할 일이 뭔가 생각하게 된다"며 "협조할 일은 협조하고 손잡을 일은 손을 잡으면서도 일각에서 말하듯 한국당이 보수 전체를 대표하는 상황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한국당 조강특위 위원으로 활동했던 전원책 변호사는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보수를 새롭게 못 만든다고 주장했었는데 결국 오늘날까지 이렇게 됐다"며 "이대로 가면 보수는 내년 총선에서 100석을 절대로 얻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전 변호사는 "여권에서는 '항일', '이순신', '거북선', '독립전쟁' 등 온갖 소리가 다 나오는 상황에서 보수는 친일파·매국노가 된다.

프레임 전쟁에서 지는 것"이라며 "대중이 여러분들처럼 다 똑똑한 줄 알지만 그렇지 않다.

언제나 대중들은 중학교 3학년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