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교육부 표준안 그대로 따라…평가절차 문제 지적 어려워
평가점수도 기준점에 크게 부족해…취소 확정 대비 소송 준비
서울 자사고 8곳도 상산고처럼 '구제'될까…"상황 달라"
교육부가 전주 상산고에 대해 전북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을 뒤집은 뒤 서울 자사고들의 '운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서울 8개 자사고(경희·배재·세화·숭문·신일·중앙·이대부고·한대부고)와 부산 해운대고의 자사고 지정취소에 동의할지를 심의하는 '특수목적고 등 지정위원회'를 다음 달 1일 개최한다.

장관 자문기구인 지정위는 각 교육청이 지정취소에 동의를 요청하며 보낸 서류와 지정취소 결정 절차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피는 역할을 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앞서 지정위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공언했다.

교육청의 재지정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서울 8개 자사고와 부산 해운대고, 또 자발적으로 일반고 전환을 신청한 서울 경문고 등 10개교에 대한 교육부의 지정취소 동의 여부는 이르면 내달 2일 발표될 전망이다.

서울 자사고들은 상산고와 사정이 크게 다르다.

앞서 교육부는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에 부동의하면서 그 이유를 전북교육청이 옛 자립형 사립고인 상산고에 사회통합전형을 통한 학생선발 비율을 정량평가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 또는 남용해 위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북교육청이 재지정 기준점을 다른 교육청보다 10점 높게 설정한 점이나 기타 평가 절차는 문제 삼지 않았다.

'평가지표'에 문제가 없다면 교육부가 교육청의 지정취소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육부가 제시한 '표준안'을 그대로 따라 평가를 진행한 점을 고려하면 교육부가 서울교육청의 평가지표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상산고는 운영평가를 통과한 다른 지역 자사고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고, 다른 지역보다 높은 재지정 기준점(80점)에서 불과 0.39점 못 미쳤다.

하지만 서울 자사고들은 기준점보다 적게는 3점, 많게는 10점 이상 점수가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상산고는 '전북지역 명문고'로서 입지가 탄탄한 반면 지정취소가 결정된 서울 자사고들은 한대부고 한 곳을 빼면 모두 5년 전 평가 때도 점수미달로 지정취소 또는 취소유예 결정을 받은 바 있다.

전국단위 자사고인 상산고와는 달리 지정취소가 결정된 서울 자사고들은 서울에서만 학생을 뽑는 '광역단위'여서 여론의 관심도 상대적으로 덜하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서울 자사고들도 교육부의 지정취소 부동의를 크게 기대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정취소가 결정된 서울 자사고들은 이미 공동으로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한 상태다.

교육부 동의로 지정취소가 확정돼 처분이 내려지면 즉각 법원에 효력정지를 신청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