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여왕, 버킹엄궁에서 총리 정식 임명
존슨, 총리관저 앞 대국민성명서 국정비전 등 밝힐 예정
英 제77대 존슨 총리 오늘 취임…내각 구성 본격 착수(종합)
보리스 존슨(55) 전 외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제77대 영국 총리에 공식 취임한다.

존슨 총리 내정자는 전날 발표된 집권 보수당 당대표 경선 투표에서 보수당원 9만2천153명의 표를 얻어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에 승리했다.

존슨 내정자는 약 16만명의 보수당원 중 87.4%가 참여한 이번 우편투표에서 66.4%의 지지를 얻었다.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인 지난 2016년 7월 두 번째 여성 총리로 취임한 테리사 메이 총리는 이날 하원 '총리 질의응답'(Prime Minister's Questions·PMQ)을 마친 뒤 총리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에서 마지막 연설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런던 버킹엄궁을 찾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신임 총리 선출 사실을 알리게 된다.

이어 존슨 내정자가 버킹엄궁을 찾아 여왕을 알현하게 된다.

여왕은 존슨 내정자에게 새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지를 묻고, 존슨 내정자가 "할 수 있다"고 답변하면 여왕은 "(총리로서) 하원의 신임이 당신에게 있다"고 정식으로 알린다.

존슨 내정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통치 기간 중 열네 번째로 맞는 총리다.

정식 임명 후 존슨 총리는 곧바로 총리관저로 돌아와 관저 앞에서 소감과 국정 비전 등을 담은 취임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남편 필립 메이와 함께 했던 전임자 메이 총리와 달리 현재 이혼 절차를 진행 중인 존슨 총리는 홀로 총리관저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스물네살이나 어린 여자친구 캐리 시먼즈(31)는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고려해 이날 함께하지 않고 며칠 뒤 총리관저로 이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英 제77대 존슨 총리 오늘 취임…내각 구성 본격 착수(종합)
존슨 신임 총리는 빠르면 이날 저녁 재무장관, 내무장관, 외무장관 등을 시작으로 주요 각료를 발표할 예정이다.

스카이 뉴스는 익명의 취재원을 인용해 존슨 총리가 자신이 당대표 경선 투표에서 받은 지지율과 비슷하게 내각의 3분의 2를 EU 탈퇴 지지자로, 3분의 1을 EU 잔류 지지자로 구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존슨 총리는 이미 2016년 국민투표에서 EU 잔류에 투표했던 마크 스펜서 의원을 보수당 제1 원내총무(chief whip)에 임명했다.

아울러 '현대 영국사회'(modern Britain)의 다양성을 반영, 역대 내각 중 가장 많은 아시아인 등 소수민족 출신 각료들을 기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각의 '넘버 2'인 재무장관에는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 맷 핸콕 보건부 장관, 리즈 트러스 재무부 수석부장관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자비드 내무장관이 재무장관에 기용되면, 후임 내무장관에는 아시아인이자 여성인 프리티 파텔 전 국제개발부 장관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 각료 중용 계획을 밝힌 만큼 앰버 러드 고용연금부 장관, 페니 모돈트 국방장관, 앤드리아 레드섬 전 하원 원내대표, 에스더 맥베이 전 고용연금부 장관 등이 주요 부처 장관으로 기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간 더 타임스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마지막까지 자신과 경쟁한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에게 국방장관직을 제안했으나, 이를 '좌천'(demotion)이라고 여긴 헌트 장관이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존슨 캠프 측에서 활약한 개빈 윌리엄슨 전 국방장관은 주택·지역사회·지방행정부 장관직을 이미 거절하고 교육부 장관을 요구하고 있다고 스카이 뉴스가 보도했다.

내각 구성 작업은 목요일(25일) 또는 금요일(26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존슨 신임 총리가 내각 임명을 완료하면 26일 잉글랜드와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등 한 곳을 공식 방문하거나, 벨기에 브뤼셀을 찾아 EU에 브렉시트 재협상 개시를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존슨 총리는 전날 경선 승리 후 "10월 31일까지 브렉시트를 완수해 그것이 가져올 모든 기회를 누릴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