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5년간 지속 가능한 경제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글로벌 투자 규모가 총 100조달러(약 11경805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본과 실물자산을 연결시키는 ‘다리’ 역할을 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금융시장이 한층 빠르게 성장할 것입니다.”

조너선 드루 HSBC 인프라·부동산그룹부문 매니징디렉터(전무·사진)는 24일 서울 중구 HSBC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드루 전무는 “현재의 경제시스템이 지속되면 10년 후에는 온실가스 농도가 더 상승해 기온이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정한 한계점인 산업화 이전보다 2도 높은 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갈수록 잦아지는 기상이변과 자연재해로 위기감이 커지면서 지속 가능한 경제와 ESG 금융의 필요성이 부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SG 금융시장은 위기의식을 느낀 주요 국가와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1~5월 글로벌 ESG 발행금액은 124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지난해 총 발행금액(2080억달러)의 60%를 채웠다.

드루 전무는 “기업과 기관투자가 모두 ESG 금융을 활용하면 얻는 이득이 많다는 것을 체감하면서 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으로선 자금조달 비용 절감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드루 전무는 “투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제는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에서 ESG 채권 금리가 일반 회사채보다 낮게 결정되는 일이 종종 생긴다”며 “발행기업으로선 더 좋은 조건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막 태동한 한국 ESG 금융시장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국내 기업들의 올 1~5월 ESG 채권 발행금액은 5조62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발행금액(4억9000만원)을 넘어섰다.

2013년까지만 해도 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이 발행한 5억달러어치 그린본드가 전부였지만 지난해부터 발행이 눈에 띄게 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드루 전무는 “금융·화학·발전회사 등 다양한 기업들이 ESG 채권시장에 뛰어드는 가운데 최근엔 한국 정부도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며 “갈수록 발행 명분이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흥미로운 딜이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