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 외무장관 출신…2016년 국민투표 때 각각 EU 탈퇴·잔류 지지
전국 유세·TV 토론 등으로 비전 제시…7월 말 신임 당대표 최종 발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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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총리의 뒤를 이을 차기 영국 총리 후보가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제러미 헌트 현 외무장관 2명으로 압축됐다.

영국 집권 보수당은 20일(현지시간) 하원에서 당대표 경선 5차 투표를 실시했다.

313명의 보수당 하원의원이 투표에 참여했지만 1명의 표가 무효처리됐다.

개표 결과 존슨 전 외무장관이 전체의 51%인 160표를 얻어 또다시 1위를 차지했다.

존슨은 4차 투표(157표) 대비 3표를 더 얻었다.

존슨은 보수당 의원의 절반 이상의 지지를 얻을 수 있어 매우 영광이라고 밝혔다.

헌트 외무장관은 77표(25%)를 얻어 75표(24%)를 얻은 고브 환경장관을 가까스로 제치고 2위에 올랐다.

헌트는 4차 투표 대비 18명의 지지를 더 얻었지만, 고브는 14명을 추가 확보하는데 그쳤다.

최종 투표에 오른 2인 중 존슨은 대표적인 브렉시트 강경론자로 합의가 없더라도 오는 10월 31일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Brexit)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2016년 국민투표에서 EU 잔류를 지지했던 헌트는 '노 딜' 브렉시트는 '정치적 자살행위'가 될 것이라며 EU와의 재협상을 통해 최대한 이를 피한다는 계획이다.

헌트는 브렉시트 추가 연기에도 열려 있다.

1∼3차 투표에서 헌트에 밀려 3위에 머물렀던 고브는 이날 오전 실시된 4차 투표에서 처음으로 헌트에 앞서 2위를 차지했지만, 5차 투표에서 다시 역전을 허용했다.

최저득표자인 고브는 탈락했다.

이날 경선 탈락 직후 고브는 트위터를 통해 "당연히 실망스럽지만 그동안의 캠페인에 대해 자랑스럽다.

캠페인 팀에 감사하며, 위대한 나라의 미래를 위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돼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종 2인 후보로 선출된 존슨과 헌트에 대한 축하를 전했다.
英 차기 총리 후보 존슨·헌트로 압축…보수당원 투표로 결정(종합)
앞서 지난 10일 후보 등록 마감 결과 이번 보수당 대표 경선에는 모두 10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보수당 평의원 모임으로 당대표 경선을 관할하는 '1922 위원회'는 경선 과정을 신속히 진행하기 위해 1차 투표에서 17표, 2차 투표에서는 33표를 얻지 못한 후보를 탈락시킨 데 이어, 3∼5차 투표에서는 최저득표자를 경선에서 제외했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남은 존슨과 헌트는 향후 전국을 돌며 선거운동을 펼치게 된다.

TV 토론 등을 통해 자신의 비전을 국민들에게 전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약 16만명에 달하는 전체 보수당원은 22일부터 우편 투표를 통해 최종 당대표를 뽑는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22일 시작하는 주에 새 보수당 당대표가 선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 보수당 대표는 자동으로 테리사 메이 총리의 총리직을 승계한다.

그동안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존슨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만큼 당대표 및 총리직에 한 걸음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연합뉴스